[칼럼] 안전하게 하늘 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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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목사

붉은 석양빛이 저 멀리 강둑 너머를 가득 메우는 듯 하더니 이내 땅거미가 내려 앉습니다. 어머니가 시골집 대문을 활짝 열고는 바깥을 살핍니다. “우리 완행이가 들어 올 때가 됐는데…” 저의 고향 강원도 시골집에는 염소들이 있었습니다. 숫놈 한 마리와 암놈 두 마리로 시작해서 이내 쉰 두 마리로 불어난 염소들. 아침이 되면 강변 둑방길을 따라 풀을 뜯으러 나갔다가 저녁 시간이 되면 염소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쉰 두 마리의 염소들 가운데 꼭 한 마리가 늘 어머니의 마음을 쓰이게 했습니다. 그 녀석의 별명은 ‘완행이’ 였습니다. 모든 염소들이 시간에 맞춰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녀석은 어디서 무엇을 하다가 오는지 항상 늦게 돌아왔습니다. 완행이는 혼자 뒤쳐져서 제 놀고 싶은 것 다 놀고 나서 초저녁이 한참 지나서야 집 마당으로 들어섭니다. “우리 완행이 이제 왔구나” 그렇게 매일 저녁 ‘완행이’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뒷 모습을 보면서 누가복음 15장에 기록된 잃은 양의 비유 이야기를 생각합니다. 날은 이미 어두웠는데 아직 돌아 오지 않은 길 잃은 양을 생각할 때 걱정되고 염려되어 그 밤 길을 되돌아 내달리던 목자의 이야기. 이는 잃어 버린 자식을 찾아 나서시는 우리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을 표현한 이야기입니다. 집을 떠난 자식이 길을 잃고 헤메이며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 집에서 편히 누워 잠을 잘 수 있는 부모는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 나의 자녀가 하나님을 떠나 세상에서 방황하며 하늘 집으로 가는 길에 함께 하고 있지 않다면 그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심정일까요. 아마도 신앙을 떠난 자녀들로 인해 지게 될 그 마음의 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부모들에게 주신 사명은 우리의 자녀들을 안전하게 하늘 집까지 인도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첫째 사업이요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일입니다. ‘Visionary Family Ministry’ 사역을 시작했고 이 사역을 통하여 수 많은 사람들에게 비전을 가진 가정과 결혼 그리고 부모의 역할에 대하여 강연과 집필 활동을 하고 있는 롭 리에나우(Rob Rienow)는 그의 책 ‘그들이 돌아설 때’(When they turn away)에서 그리스도인 부모들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온 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을 온전히 믿고 신뢰하며 살아가다 우리와 함께 안전하게 하늘 집까지 도착하도록 하자.”

목자는 하루 종일 양을 치고 돌아와 저녁 무렵이 되어 우리에 양을 넣을 때가 되어서야 한 마리가 없어졌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양을 잃어 버리지 않았으면 더욱 좋았으련만 하루 종일 양을 치는 일에 바쁜 나머지 한 마리의 양이 없어진 것을 저녁때가 되어서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양을 찾으러 나갑니다. 매우 늦은 시간, ‘이 밤에 어디 가서 양을 찾을 수 있을까’ ‘양을 찾으러 나가기에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목자는 그 즉시로 일어나 양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한밤 중이라는 시간도 잃은 양을 찾기 위해 나서는 목자에게는 결코 늦은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자녀들이 성장하여 부모의 품을 떠나기 전에 신앙 교육을 든든히 잘 해 두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이민 1세대 부모들은 매우 바쁘고 힘든 삶을 살았습니다. 타국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애를 쓰며 살다 보니 어느덧 인생의 석양이 지는 때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분주한 인생을 살다 이제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잃은 양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는 너무 늦었어’ ‘이제 어른이 다 됐으니 부모 말을 듣기에는 너무 늦은거야’ 라고 생각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녀들이 아직 살아 숨쉬고 있는 한 하나님께서는 부모된 여러분들을 통하여 자녀들의 마음을 그리스도와의 변화된 관계로 회복하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막중한 사업을 위하여 아버지들과 어머니들을 가장 좋은 도구로 안수하셨습니다. 자녀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떠한 일이 있었든지, 자녀들이 어떻게 자랐든지, 또 부모로서 어떠한 선택들을 했든지에 관계없이 능력이 많으신 하나님께서는 부모, 그 고유한 역할을 통하여 우리의 자녀들을 그리스도께로 이끄실 것입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우리와 함께 안전하게 하늘 집에 가는 것이 부모된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임을 기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