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언약괘를 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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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선한 이웃교회 담임/ 미 육군 채플린)

 

“세계를 품고 기도하는 크리스챤!” 이라는 말은 더이상 신앙인들의 비젼을 불러일으키는 슬로건이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현실임을 깨닫게 됩니다. 크리스챤의 관심과 기도의 지평이 이젠 개인과 지역교회에만 머무를 수 없는 세계적 환경에 노출된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주간에 걸쳐 미국 이곳 저곳에선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일상을 뒤흔드는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라스베가스의 공연장에서 최악의 총기사건이 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난 주엔 뉴욕에서 차량테러 사건이 벌어지고, 어제는 택사스의 한 작은 마을 교회안에서 비극적인 총기 살인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들려오는 세계의 뉴스들 또한 우리의 삶의 평정을 빼앗아 갑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계는 가히 하나의 “지구촌”(Global Village)처럼 가까이 다가와 있고, 이젠 지엽적인 일조차 많은 세계인들의 관심이 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세계의 관심이 이젠 한 개인의 삶안에 너무나 가까이 맛닿아 있는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없었던 이같은 지구촌의 환경안에 있는 오늘의 크리스챤들에게 우리의 특별한 사명과 본분을 일깨워주는 성경의 한 말씀을 함께 묵상하길 원합니다: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2:9)  이 말씀의 요지는 “성도가 된 것은 자신의 자격으로가 아닌 하나님의 은혜이며, 성도의 본분은 특권을 주장하는 삶이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책임을 맡은자”라는 말입니다. 구약성경엔 여호수아가 모세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가 된 이후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기위해 첫번째 맞이하는 도전에 대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의 민족을 이끌고 홍수로 범람한 요단강을 건너 비옥한 요단 서편땅으로 이동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때 특이한 일은 제사장들로 하여금 언약괘를 메고 백성들앞에 멀찍히 걸어가게 하였고, 그들로 요단강에 먼저 들어가게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그들을 따르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베푸셨던 기적처럼, 새 지도자 여호수아에게도 요단강의 물이 멈추는 기적을 나타나게 하였고, 모든 이스라엘 백성은 갈라진 요단강을 육지를 걷듯 건널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이 기적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언약괘를 멘 제사장들”(The Ark Bearer)에게서 오늘 우리 크리스챤들의 정체성을 찾게 됩니다. 이들이 메고 있는 언약괘는 곧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함께 하셨음을 보여줬던 증거괘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물이 범람하는 물길속을 걸어갈 때, 제사장들은 언약괘를 메고 그 중앙에 서서, 하나님이 여전히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시위하듯 보여줬던 것입니다. 이들 제사장들은 언약괘를 멘 자들이요 동시에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서있는 사람들”(The Promise Bearer)였던 것입니다. 오늘날 크리스챤의 정체성은 바로 요단강처럼 범람하는 거친 세상의 급류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약속의 법괘를 걸머진 사람들”로 의연하고 당당하게 믿음가운데 걸어가는 모습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해전 타이타닉이라는 영화가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큰 감동을 주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에게 지금도 그 감동이 잊혀지지 않는 영화의 한 장명은 거대한 타이타닉 여객선이 바다속으로 가라 앉을 때, 죽음의 두려움과 공포에 질려 혼란에 빠진 승객들을 위해 선상에서 연주된 현약4중주의 마지막 찬송곡입니다: “내 주를 가까이 하려함은 십자가 짐같은 고생이나 …내 일생 소원은 늘 찬송하면서 주께더 나가기 원합니다!”  자신들의 목숨이 끊히는 순간까지 악기를 붙잡았던 그들이야말로 요단강 한 가운데 서서 백성들이 물속을 다 지나가도록 “언약괘를 메고 서있던 제사장들”(The Ark Bearer)의 모습였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하나님의 약속을 맡은 자들”(The Promise Bearer)로, 수많은 지구촌안의 절망과 좌절을 가슴에 품고 우리의 기도의 지평을 넓히는 세계를 품은 크리스챤되시길 기도해 봅니다. 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