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열고 살까? 닫고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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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개문 만복래로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온다는데 그러면 문을 열고 살까 닫고 살까? 놀라운 것은 개문 만복래라는 글이 붙은 대문이 닫혀 있다. 담을 높이 쌓고 대문을 닫고 살다가 미국에 와서 보니 담이 없는 집이 놀라움 자체였다. 한국에는 일단 집에 들어가면 방의 문들은 잠그지 않는데 여기는 담은 없지만 집마다 문이 잠기어 있다. 뉴욕 아파트에는 문의 잠금 장치가 하나만 아니라 넷이나 있는 것이 충격이고 또 방마다 닫히고 잠겨 있는 경우가 많다. 캘리포니아 태평양 해안 산타모니카에서 산타바바라까지 여행하며 해안과 산을 따라 형선된 도시들, 가장 부촌이라는 말리부를 보면서 놀란 것은 그곳 대개의 집들이 담과 대문이 있다는 것이다. 담이 있건 없건 많은 집에는 장전된 총이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된 일인가? 오늘 연결되고 열려 있는 사회에서 개인의 사사로운 공간이나 시간을 원하기에 문을 닫는다. 더욱 남의 개인 비밀이나 정보를 빼어 이용하는 일이 많기에 보안을 확실하게 하고자 담을 쌓고 문을 닫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 이해가 된다.

또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고자 문을 닫는다. 인간의 생존 본능은 안전하게 잘 살고자 하는 것, 이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좋은 주거지를 선택하고 자기 것을 잘 보호하려 한다. 동시에 경쟁에 밀리면서도 자기가 살고 뻗어 가기 위해 남의 것을 빼앗고 해치는 자도 있다. 개인이나 단체, 사업이나 기술에도 마찬가지다. 조선이 주변 열강의 침략과 수탈을 당하며 힘 없는 나라로서 쇄국 정책을 쓴 것은 생존 수단이요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는 힘을 길러야 함을 배웠다. 힘이 생기면 많은 경우 약한 자를 누르고 갑질하며 탈취하는 것이 또한 인간이라 아픔의 고리는 연속된다.

문을 닫고 여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사는데서 일어난다. 서로 도움과 유익을 준다면 왜 열지 않겠나? 내게 있는 모든 것을 누구든지 원하는 자에게 나누어 주는 마음이라면 왜 닫고 살겠나? 뺏기든 다치든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남을 위한 것이라면 상관 없다고 한다면 왜 닫고 있겠나?

마음이나 집의 문을 닫고 여는 것은 베르린 장벽, 휴전선 철책, 만리 장성, 미멕 국경담같은 물리적인 것보다는 인간의 심리와 현실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닫고 여는 것은 각자가 선택할 일이고 그 선택은 서로가 이해하고 존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