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별을 넘어서 (Beyond 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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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미국 육군사관학교의 입학 첫날은 가족들과 신입생들 모두에게 고통스런 이별의 순간을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신입생도가 될 자녀를 사관학교에 내려놓고 돌아오는Reception Day에 가족과 작별하는 “Sixty Second Good-bye!” 라는 시간이 있습니다. 1분간의 안타까운 가족과의 이별의 순간을 뒤로하고, 생도들은 이제부터 혹독한  6주간의 긴 여름훈련, 곧 “Beast”를 통과해야만 합니다. 낙오됨없이 이 과정을 견딘 학생들만이 정식 사관생도가 되어 학교에 남아 공부를 시작할 수있게 되는 것입니다. 벌써 10년의 세월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딸아이를 학교에 혼자 내려놓고 발걸음을 돌려야했던 이별의 순간이 기억속에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헤어짐은 슬픔을 가져다 줍니다. 그렇지만 어디서든 하나님이 함께하리라는 소망을 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긴 여정에 감사함으로 기도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성경에서도 제자들과 예수님과의 마지막 이별에 대한 기록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사십일간을 제자들과 함께 보내신후 드디어 이 땅에서 그들과의 영원한 이별을 해야했습니다. 바로 예루살렘 근교의 감람산에서 주님은 홀연히 하늘로 승천하셨던 것입니다. 누가복음은 이같은 이별의 장면을 눈물 겹도록 아름답게 이렇게 묘사해 주고 있습니다: “손을 들어 그들에게 축복하시더니, 축복하실 때에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려지시니,” (눅24:50-51)  예수님은 두손을 높이 들고 그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끝까지제자들을 향해 축복하며 이별하시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였을까요 주님과의 이별의 순간은 슬픔이나 아쉬움보다는 오히려 “큰 기쁨”이 그들에게 있었습니다. 예루살렘 도성으로 돌아오는 그들의 발걸음은 오히려 기쁨과 소망으로 가득 채워졌던 것입니다.

 

무엇이 이별의 슬픔을 오히려 기쁨의 순간으로 바꿔놓았던 것일까요? 그것은 예수님의 “약속”때문였습니다. 승천하는 주님은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선물(the gift)을 보내주시기로 약속하였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선물이란 고아와 같이 저들을 버려두지 않고 영원히 그들과 함께하실 “성령”이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행1:4-5)  요단강에서 온 몸이 물에 잠기며 요한에게 받았던 세례를 제자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이젠 물이 아닌 하나님의 영으로 온 영혼이 흠뻑 젖게될 신령한 세례를 받게 되리라는 약속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같은 기대에 그들은 모든 두려움을 잊은 채 기쁨가운데 전심으로 기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지금 경험하게된 주님과의 짧은 이별의 순간은 슬픔의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장차 오실 성령을 통해 세상 끝날까지 영원히 함께하리라는 주님으로 인해 모든 두려움과 절망을 극복할 수 있게된 것입니다.

 

얼마전 코로나 양성을 판정을 받은 부대의 한 병사와 위로의 전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는 대화중 자신과 그의 부인에 대한 염려보다는 자신의 아버지를 위한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병사의 아버지도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고 지금 중환자실에서 입원치료중이라는 이야기 였습니다. 그리고는 전화를 통해 간절히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었습니다. 그리고 며칠후 그 병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아버지와의 마지막 이별을 하게 되었다는 가슴아픈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그러나 그의 음성은 깊은 슬픔에 젖어 있거나 화가난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아버지와의 마지막 이별의 순간에도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와 소망을 경험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해준 것에 대한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해 주었습니다. 모든 이별에는 아픔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신 다는 사실이야 말로 모든 것을 이겨내게 하는 힘이 됩니다. 미국내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이제100,00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의 고통스런 이별을 겪게된 수많은 분들이 우리의 주위에도 있습니다. 이 고난과 슬픔중에서도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위해 기도합니다. 성령의 감화와 감동하심 속에서 큰 위로와 평안을 내려주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