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생의 겨울을 지날 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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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엘리야는 갑자기 인생의 혹한기를 만났습니다. 인생의 겨울을 만나기 전 그는 하나님의 기적을 몰고 다니는 삶이었습니다. 갈멜산에서 벌어진 이방신을 섬기는 선지자 850명과의 영적 전투는 그중 압권이었습니다. 마른 하늘에서 쏟아져내린 불길이 물에 흠뻑 젖은 제물을 단번에 살라버린 장면…상상으로도 흥분이 됩니다. 그 직후 엘리야는 자신의 기도를 통해 3년이 넘는 긴 가뭄을 끝내시는 하나님의 기적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엘리야는 그야말로 최고의 삶을 누려온 겁니다.

그런데 엘리야는 하룻만에 날개 잘린 새처럼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왕의 아내 이세벨이 보낸 전갈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섬기는 신에게 맹세하건데, 너도 내일 이맘때쯤엔 반드시 죽게 될 거다.” 이 독한 말 한 마디에 혼비백산한 엘리야는 국경을 넘어 도망치는 것도 모잘라 광야로 하룻길을 더 들어가 몸을 숨깁니다. 그곳 로뎀나무 아래 앉아 엘리야는 절망과 불평과 자조감으로 가득한 기도를 드립니다.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내 생명을 취하옵소서. 나는 열조보다 낫지 못합니다.”

엘리야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그의 회복을 위해 일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가장 먼저 하나님은 엘리야를 당신 계신 곳으로 이끌어주셨습니다. 호렙산(시내산)으로 불러주신 겁니다. 그곳은 하나님께서 모세를 만나 그를 이스라엘의 리더로 세워주셨던 장소입니다. 하나님께서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만나주신 장소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선 그 특별한 장소로 엘리야를 인도하신 겁니다. 육체와 영혼 모두가 지쳐버린 엘리야가 힘을 내서 그곳에 도착할 수 있도록 특별한 도움도 주셨습니다. 호렙산까지 소요된 40일 내내 천사를 보내숯불에 구운 떡과 병에 든 물을 공급해주신 겁니다.

그리고 엘리야는 호렙산에서 만난 하나님 때문에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게 됩니다.

다윗이 쓴 시편 23편은 1절부터 3절까지에서 하나님을 부르는 대명사와 4절부터 6절까지에서 사용하는 대명사가 다릅니다. 목자 되시는 하나님 때문에 부족함이 없는 삶, 하나님과 함께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에 머무는 삶, 하나님 때문에 날마다 의의 길을 걷는 삶…시편의 전반부 내용은 참 평화롭습니다. 이때 시인은 하나님을 He, 3인칭 대명사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4절부터 갑자기 분위기가 바뀝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자기를 걷는 장면과 해로운 일들과 원수 등이 등장하는 겁니다. 온 천지를 비추던 태양이 갑자기 몰려든 먹구름 뒤로 사라지고 거센 바람이 불고 장대비가 퍼붓는듯한 장면입니다. 이때 다윗은 하나님을 You, 2인칭 대명사로 부릅니다. 두려울 때 엄마에게 달려가 그 품에 안겨 떨어지지 않는 어린아이처럼, 하나님께로 바짝 다가가 그분 곁에 딱 붙어 서있는 다윗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다윗은 이렇게 시편을 마칩니다.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여호와의 집은 하나님께서 계신 장소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영혼을 아예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장소로 만들겠다는 뜻인 겁니다. 그래서 광야와 같이 거칠고 험한 인생길을 전지전능하고 신실하시며 사랑이 무한하신 하나님과 함께 걷겠다는 겁니다.

항상 평탄한 인생은 없습니다. 다윗의 표현처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걷는 것처럼 힘들 때도 가끔 또는 종종 만나게됩니다. 그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하나님 계신 곳으로 달려가는 일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너무 힘들어서 잠 못이루는 밤이나 새벽, 교회 예배당에 나가 무릎 꿇고 간절히 기도할 때, 그곳에 임재하신 하나님의 치유와 회복의 손길을 반드시 체험하게 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