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잠을 주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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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선한 이웃 교회 담임/미육군 군목

 

고등학교때 교회에 열심히 나가는 저를 보고 담임 선생님이 가끔 농담을 하곤 했습니다. 본인도 군대에 있을 때는 열심히 교회에 나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교회만가면 그렇게 잠이 쏟아져 오는데 그게 바로 하나님이 자기를 사랑하는 증거라는 것입니다. 그렇죠! 성경에 바로 그같은 말씀이 있습니다. 주변에 보면 밤잠을 설치는 분들이 꽤나 많은 것을 보게 됩니다. 저도 요즘 잠자리에 들때마다 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들이 하나 둘씩 늘어 납니다. 이를 보호하도록 치과에서 준 마우스가드(night guard)를 입속에 물고 자야합니다. 얼마전엔 “수면 무호흡증”(sleep apnea) 진단을 받고 CPAP 기계를 설치하고 자게 되었습니다. 마치 우주인처럼 얼굴에 호수를 뒤짚어 쓰고 잠자리에 듭니다. 참으로 평안히 잠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인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물론, 전쟁터에서 포탄을 맞아 폐허가된 집터에서 오직 군종병과 함께 둘만이 잠을 청해야했던 날들도 많았습니다. 주변에 전갈이 기어다니고, 들개들은 문밖에 서성이고, 침낭안에 몸을 집어넣고 추위와 공포를 피해보려고 애써보지만, 가깝게 들여오는 총성과불안함에단잠을 청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시편의 말씀에 보면 인생의 축복은 “평안”과 “자족감”(contentment)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임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시127) 그것은 하찮게 여길 수 있는잠에서 부터, 우리에게 허락한 가정과 자녀들까지 모든 사소해 보이는 일상의 평범한 것들로부터 인생의 행복을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바로 이 모든 것들은 하나님께서지켜주심 때문이요, 그 은혜속에 우리의 인생이 있음을 깨달을 때, 평안과 만족이 찾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알지도 깨닫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삶이야 말로 얼마나“헛되며 부질없는”(in vain) 것인가를 또한 뼈저리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in vain)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숫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in vain)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in vain)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 도다.

 

예전에 플로리다에서 목회할 때 일입니다. 플로리다는 설명할 필요도 없이 아름다운 자연과 기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엔 도시의 수많은 사람들이 플로리다를  찾습니다. 소위 스노버드(snow-bird)들입니다. 그리고 평생 열심히 살다가 은퇴하여 이곳에 정착한 이들도 참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인들의 삶은 대체적으로 고달프기가 이를데 없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지역에 살면서 해변에 나아갈 여유도 없습니다. 주로 쇼핑몰에 비즈니스를 하는 관계로 주말과 주일엔 쉴틈도 없습니다. 그래서 교회도 주일 낮예배보다는 저녁예배에 더 많은 교인들이 모이게 됩니다. 그 곳에 한 성도가 넉두리처럼 하던 말이 생각이 납니다: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 나갈 시간도 없어요!”  애들은 애들대로, 부부는 부부대로 각각 하는 일이 바빠서, 아침과 저녁에 잠깐 얼굴을 볼 뿐이라고 합니다. 대게 집집마다 백야드에 수영장을 가지고 있지만, 수양장에 몸한번 담글 시간도 없다고들 합니다. 사업장은 사업장대로, 카메라를 여러대 설치해 놓고 잃어 버리는 물건이 있는가 감시해도, 잃어 버릴 물건은 막을 수가 없고, 직원들 관리한다고 카메라 켜놔도 효과가 없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아예 카메라를 치워버렸더니 맘이 편하더라는 이야기 입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면서, 수고의 떡을 먹음과 같이 치열하게 삶을 살아왔어도 “헛되었다”(in vain)는 이야기들을 토로합니다.

사람의 염려나 조바심이 인생을 풍요롭게도 행복하게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하나님께서 인생의 집을 세우시고, 그리고 지키시고, 보호하시는 은혜를 의지하며 살아갈 때, 그곳에서 평안이 찾아오는 법입니다.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분의 돌보심속에 감사를 잃지 않는 것, 거기에서 인생의 자족감이 넘쳐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때 사소하게 여기던 잠도 꿀같이 달것이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자녀들은 마치 장수의 손에 들린 화살처럼 더 넓은 세상의 과녁을 향해 멋지게 날아가는 측량할 수 없는 미래로주께서 펼쳐 주실 것입니다. 한주간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샬롬!(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