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말 쉬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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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목사/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담임

 

상규야 이제 그만 가서 놀아라!” 고추를 딴 지 한 나절 쯤 되었을까. ‘나가 놀으라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순간 저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그래요? 정말이요?”의심 어린 목소리로 되물어 보는 저에게 아버지는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그만 됐어. 상규 수고했다. 가서 놀아라!” 뜨거운 뙤약볕에 억지로 앉아 고추를 따던 저에게 그 한마디는 복음이었습니다. 물론 계속해서 일 하셔야 하는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할 때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그런 미안함은 잠시 뿐이었고, 이제 그만가서 놀으라는 그 한마디에 저는 쏜살같이 강가로 달려 갔습니다. 강가에는 벌써부터 동네 아이들이 모여서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20:8-11)여호와께서는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애굽에서 노예의 삶을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이제는 쉬어라’, 안식일을 지키라는 계명을 주셨습니다. 노예의 신분을 이제 막 벗어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 말씀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계명이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쉬어도 되는가?’ ‘정말 일을 멈추어도 될까?’ 그들은 어리둥절 했을 것 입니다. 애굽에서는 안식일도 없었고 일을 그치는 일도 없었습니다. 노예들이 일을 쉰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항상 그들이 만들어 내야 할 벽돌 수량을 채우지 못할 까 봐 불안해 하는 삶을 살아 왔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향하여 쉬라는 계명이 주어진 것입니다. 평생 일만 하며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 말씀은 복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을 하지 않으면 누가 양식을 줄까요? 일을 해야 작물을 키우고 열매를 거두어 양식을 얻을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불안해 하는 우리들에게 하나님은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십니다.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니라 하나님의 지으시던 일이 일곱째 날이 이를 때에 마치니 그 지으시던 일이 다하므로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2:1-3) 창조주 하나님이 쉬셨듯이 너희도 쉬어라. 불안해 하지 마라. 걱정하지 마라. 이 세상을 창조하신 그 장본인께서도 쉬신다. 창조주는 불안이 없으신 분이요. 만물을 창조하셨으며 그 온 천하 만물이 살아가도록 유지하시는 분이시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그러므로 안식일을 지키라는 명령 속에는너희는 걱정하지 마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양식을 준비해 줄 것이라는 약속이 함께 들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그들의 노래 곧 시편 속에서 하나님께서 양식을 생산하고 생명을 주시는 분이심을 확신한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다 주께서 때를 따라 먹을 것을 주시기를 바라나이다.주께서 주신 즉 그들이 받으며 주께서 손을 펴신 즉 그들이 좋은 것으로 만족하다가”(104:27-28). “모든 사람의 눈이 주를 앙망 하오니 주는 때를 따라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며 손을 펴사 모든 생물의 소원을 만족하게 하시나이다”(145:15-16). 이것이 안식일의 계명 속에 담겨진 여호와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 오셨을 때에도 불안해하는 제자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이렇게 권면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6:25)

나가 놀아라한마디에 강가로 놀러 나간 저에게는 근심이나 걱정이나 불안이 있었을까요? 고추 농사가 어떻게 되려나. 오늘 고추를 다 따야 출하 시간을 맞출 텐 데 이런 걱정을 제가 했을까요? 아닙니다.어렸던 저는 아버지가 나가 놀아라 하는 그 한마디에 모든 것을 잊고 해가 지도록 강가에서 고기 잡고 물놀이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저에게는 아무런 걱정이나 불안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그건 우리 아버지가 알아서 할 일이었습니다. 고추를 따는 일은 아버지가 하실 것입니다. 저는 그저 철없는 아이처럼 아버지를 믿고 아버지 말대로 나가서 놀면 되는 것이었습니다.안식일에 와서 쉬어라. 정말 쉬어도 될까? 정말 안식일에 나의 생업을 멈춰도 될까? 여전히 불안하십니까? 안식일을 지키라고 명령하신 여호와 하나님께서 여러분들의 삶을 책임지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