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님께 순종을 드리면

645

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스데반의 순교 후 유대교인들은 기다렸다는듯이 교회를 박해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박해라는 강한 바람은 성도라는 씨, 즉 복음을 담고 있는 씨들을 로마 곳곳으로 흩날려보냅니다. 그 수 많은 씨들 중 빌립이라는 씨는 사마리아라는 땅에 떨어져 복음의 열매를 풍성하게 맺게 됩니다. 사실 사마리아 성으로 가는 빌립의 마음이 아주 편하진 않았을 겁니다. 사마리아인들은 이스라엘 사람과 이방인의 피가 섞인 혼혈인 입니다. 유대인들은 그런 그들을 이방인처럼 취급해왔고, 사마리아인들도 대립각을 세워왔습니다. 그런데 성령님께서 유대인 빌립의 발걸음을 사마리아 성으로 인도하신 겁니다. 그래도 빌립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했고, 주님께선 빌립의 순종을 사용하셔서 사마리아 지역에 교회를 우뚝 세우셨습니다.

프랜시스 윌라드는 19세기 말 기독교 여성 운동가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그녀의 원래 목표는 훌륭한 학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 1871년, 서른 둘에 에반스톤 여자 대학교의 초대 총장이 됩니다. 2년 후 이 대학이 노스웨스턴 대학에 합병되면서 학장으로 취임합니다. 그녀 앞에는 학자로서의 탄탄대로가 열린 겁니다. 그런데 이때 하나님께선 프랜시스에게 다른 비전을 보여주셨습니다. 알콜에 중독된 가장이 휘두르는 가정 폭력으로 인해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여성과 아이들의 현실을 보여주신 겁니다. 당시 시카고에는 일거리를 찾아 유럽에서 온 이민자들로 넘쳐났고, 그들에게 동네 쌀롱은 생활의 중심지였습니다. 당시 쌀롱은 술만 파는 것이 아니라 이민자들에게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일하고 받은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주고 돈도 빌려주고 심지어 문맹자가 대부분인 이민자들을 위해 편지까지 대신 써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쌀롱마다 이민 노동자들로 넘쳐났고 자연 술 소비도 늘어나 알콜 중독자들이 생기기 시작한 겁니다. 그 결과 가정도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목표와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 두 길 앞에서 기도하던 그녀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기로 결심합니다. 학교를 그만 둔 그녀는 1874년 기독교 여성 금주운동 연합(Woman’s Christian Temperance Union)을 조직하고 이땅에서의 삶을 마칠 때까지 이 단체를 통해 미국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사역을 활발하게 펼쳐나갔습니다. 금주와 가정 회복 운동이 결실을 맺었고, 나아가 사회 혁신 운동, 즉 여성 참정권 확대 운동, 하루 8시간 근무 법제화 운동, 일터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보호하는 법 제정, 교도소 개혁 등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또한 전국적으로 학대받는 여성들과 아이들을 위한 쉘터와 여성근로자들을 위한 거주시설 그리고 무료 유치원들을 세웠습니다. 하나님께선 프랜시스의 순종을 통해  당신이 긍휼히 여기시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보호막을 하나하나 세워가신 겁니다.

물론 순종의 가장 위대한 모범은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아버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하늘 보좌와 권세를 다 포기하고 우리와 똑같은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인류 구원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기꺼이 화목 제물이 되어 십자가라는 번제단에 올라가 우리를 위해 당신의 생명을 내어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선 아들의 그 지고한 순종과 희생을 통해 구원의 문을 활짝 열어주신 겁니다.

우리는 주님의 제자들입니다. 제자란 따르는 자란 뜻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하나님의 뜻이라면 절대 순종하는 참제자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우리의 순종을 사용해 이 땅에 이루실 결과물들을 보며 기뻐하는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