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님의 말씀이 기억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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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용 목사(시카고 기쁨의교회)

호스피스로 일하는 간호사들이 간병을 하는 시한부 환자들에게 생을 얼마 남지 않은 지금 가장 많이 하는 후회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5가지의 후회가 정리되었다.

첫째는 정직하게 살지 못한 것이다. 매순간 보여주고 뽐내려는 꾸며진 삶을 살았던 것이 후회되었다고 말했다. 둘째는 그렇게 죽어라고 일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일을 좀 덜하고 가족과 시간을 더 많이 보냈어야 했는데 어느 사이에 자녀들은 다 커버렸고 배우자는 멀어져 있더라는 것이다. 셋째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살지 못했던 것을 후회한다는 것이다. 내 속을 털어 놓을 용기가 없어서 꾹꾹 참으며 살다 병이 나기까지 했다고 말한다. 넷째는 친구들과 좀 더 연락하며 살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시한부 환자들이 죽기 직전에 거의 대부분 “그 친구 한번 보고 죽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행복은 결국 내 선택이었다는 후회이다. 좀 더 행복할 수 있었는데 .겁이 나서 변화를 선택하지 못했고, 튀면 안된다는 생각에 남들과 똑같은 일상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늦었다. 죽게 되면, 후회는 후회로 끝난다. 따라서 우리는 살아 생전에 후회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후회할 일에 대해서 과감한 반성과 변화의 삶을 살아야 한다. 기독교 신앙에서는 그것을 회개라고 한다. 회개는 헬라어로 메타노이아, 곧 지금의 집을 부수고 완전히 새로운 집을 짓는 삶의 결단을 말한다. 회개는 단순히 몇 가지 습관을 바꾸고, 후회하는 마음을 안정되게 만드는 조금 수정된 삶을 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바꾸고 방향을 전적으로 틀어 새로운 길로 가는 것을 말한다.

예수가 잡히던 날, 베드로는 3번 예수를 부인할 것이라는 경고를 들었다. 그러나 그는 그럴리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베드로는 예수가 잡힌 후, 닭이 울기전에 예수를 배신했다. 그런데 그는 회개했다. 그것을 마가복음 14장 72절에서는 “닭이 곧 두 번째 울더라 이에 베드로가 예수께서 자기에게 하신 말씀 곧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네가 세번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기억되어 그 일을 생각하고 울었더라”고 기록한다. 베드로가 삶의 방향을 전환하는 회개를 하게 된 영적 동기가 ‘주님의 말씀’으로 이뤄졌다고 성경을 이야기한다. 주님의 말씀은 몇 가지 반성할 점과 후회의 리스트를 작성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회개에 이르게 하는 주님의 말씀은 가슴을 치며 죄를 고백하고 다시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목숨을 건 결단을 하는 것이다. 모세와 다윗, 베드로와 바울이 그런 회개의 삶으로 우리 그리스도인의 본이 된 자들이 아닌가! 그들은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들이 가는 길에서 완전히 몸을 틀어서 다른 길을 걸어간 자들이다. 바로 우리가 해야 할 회개는 그런 삶의 전환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그리스도인들은 회개가 아닌 후회를 반복하는 훈련을 신앙이라 생각하고 산다. 너무도 많이 알려진 큐티훈련이나 어느 유명한 목사가 유행시키고 있는 영성일기와 같은 것은 신앙적 후회를 정리하는 것으로 심정적 자위를 하게 하는 것에 불과하다. 뼈를 깎는 삶의 전환을 이루는 회개는 없다. 실제로 이단이나 타종교에서도 큐티와 영성일기와 비슷한 종교훈련을 한다. 후회와 회개 사이에 제대로 된 영적 차별성이 없다면, 큐티나 영성일기는 종교로 돈을 벌고자 하는 것에 불과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에 몇 가지 후회와 반성을 정리하는 것이 회개인 양 생각하게 만드는 잘못된 신앙훈련은 자기 수련에 빠진 잘못된 기독교를 만들 뿐이다.

성경 몇 줄 읽고 반성의 묵상을 하고 후회의 일기를 쓴 들, 땅을 치며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과 피해자에게 회개하지 않는 그리스도인이 교회에 계속해서 주류로 존재한다면, 기독교는 외딴 섬에 갇힌 종교가 될 것이다. 모세와 베드로, 바울이 회개를 하고 보여준 모습은 다음 날 또 다시 큐티나 영성일기를 또 쓰고자 하루의 삶을 살지 않았다. 그들은 과거의 삶을 ‘회개’하고 자기 고향과 삶의 터전을 떠났고 자신을 넘어 타인을 향한 삶을 살았다. 그것이 회개이고, 그리스도인들이 살아야 할 삶이다. 주님의 말씀이 기억되는 삶이 여전히 우리 앞에 주어진다면, 후회를 넘어 회개로 나아가야 한다. 가는 길에서 멈춰서 주가 부르는 곳으로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