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님이 원하시는 하나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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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목사/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담임

“나는 세상에 더 있지 아니하오나 그들은 세상에 있사옵고 나는 아버지께로 가옵나니 거룩하신 아버지여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보전하사 우리와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요 17:11) 십자가의 죽음을 눈 앞에 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던 예수님의 바램 중 하나는 제자들이 하나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성령님께서 일체이신 것 처럼 예수님의 제자들도 한마음이 되도록 해 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한마음으로 연합하는 것, 이것은 우리를 향하신 예수님의 명령이자 간절한 소망이셨습니다. 한마음, 연합을 이루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 일까요? 우리는 흔히들 이렇게 말합니다. ‘니 맴이 내 맴 같고 내 맴이 니 맴 같이 되는 것’, ‘이심전심’(以心傳心), ‘일심동체’(一心同體). 그런데 이렇게 되는 것이 쉬운 일일까요?

199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수 천 쌍의 쌍둥이들을 연구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런던 킹스칼리지 쌍둥이 연구소(DEPARTMENT OF TWIN RESEARCH & GENETIC EPIDEMIOLOGY)입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쌍둥이들의 의학적 데이타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일을 해 오고 있습니다. 1900대 중반 ‘유전자’(DNA)가 발견된 이후 학자들은 유전자의 신비를 밝히는 것이 곧 생명의 신비를 밝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쌍둥이 특히 일란성 쌍둥이들의 모습에서 유전자의 정보가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 없다는 반증을 보게 됩니다. 하나의 배아가 둘로 나뉘어 자란 일란성 쌍둥이는 모든 유전자가 정확히 일치합니다. 만약 유전자가 생명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면, 일란성 쌍둥이들은 그들의 신체에 발현되는 모든 현상들이나 질병 등이 같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쌍둥이의 인생은 마치 전혀 다른 사람처럼 차이를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연구소의 창립자인 팀 스펙터(Tim Spector) 교수는 ‘쌍둥이가 어떻게 같은가’라는 기존의 접근 방식 대신, ‘쌍둥이는 무엇이 다른가’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 ‘후성유전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후성유전체는 환경 변화로 인해 유전자의 행동이 변하는 생체 작용으로 세포 안쪽을 떠다니는 ‘메틸’이라는 화학물질이 유전자에 달라붙으면서 일어나는 ‘메틸화’를 말합니다. 메틸화가 일어나면 유전자의 활동이 억제되거나 약해질 수 있는데 특히 메틸화는 생활 방식이나 기호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다이어트, 질병, 노화, 환경호르몬, 화학물질, 흡연, 약품 등과 같은 것들이 메틸화의 주 원인입니다. 결국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도 메틸화를 통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변해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같은 유전자를 나누어 가진 일란성 쌍둥이도 달라지는데 우리들 각자가 서도 다른 것은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 유전자도 다르고, 먹는 것도 다르고, 받은 교육도 다르고, 살아온 모든 환경이 다릅니다. 그 결과 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해석하여 결론을 내는 일이 다릅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 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타인의 모습 속에서 나와 같지 아니함을 보면서 매우 불편해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와는  다른 모습이 틀린 것이라고까지 생각합니다. 이는 ‘다름’과 ‘틀림’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 것입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향하여 그 사람이 ‘틀렸다’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이는 타인을 향한 ‘틀림’의 기준이 나와의 ‘다름’에서 온 것으로 항상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교만한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의 연합은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하나 됨을 위하여 기도 하셨을 때 그 ‘하나 됨’은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이 행동하여 같은 사람이 되라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한마음이 된다는 것은 모습과 생각 그리고 행동의 양식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하나의 목적으로 살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 다르지만 주님께서 주신 하나의 사명과 목적을 향하여 함께 나아가는 모습이 예수님께서 원하셨던 ‘하나 됨’, 곧 ‘한마음’의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 서로 달랐던 제자들을 보시면서 하나가 되게 해 달라고 하실 때 그 하나됨의 목적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 17:21)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한마음의 목적은 우리 모두가 연합하여 이 세상에 예수님께서 이 땅에 구원을 가지고 오셨음을 믿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하나 됨의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