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력을 넘어서 (Defying Gra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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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무화과 나무뒤에서 한 젊은이가 참담하게 지친 영혼으로 탄식하듯 이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입니까, 하나님!  언제까지 죄악의 삶에 매여 살아야 하나요?” 그의 어머니 모니카는 마치 죽어서 관속에 누워있는 시신을 붙잡고 기도하던 성경속에 등장하는 아들잃은 과부처럼 자식의 영혼이 주님께 돌아오기를 오랜 기간동안 기도해 오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기도의 응답였을까요, 그 때 비통하게 괴로워하던 이 젊은 어거스틴의 귀에 환상과도 같은 어린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왔습니다 – “집어서 읽으라, 집어서 읽으라!”(Pick it up. Read it!)- 그리하여 그는 손을 뻗쳐 성경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롬13:13-14) 마치 자신에게 하나님이 직접 말씀하시는 것같이 이 말씀을 읽을 때 그는 전율하기 시작했습니다. 그토록 오랜기간 동안 목마르게 찾아왔던 “영혼의 평안”을 마침내 하나님의 품안에서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387년 4월 24일, 드디어 어거스틴이 주님을 믿고 세례를 받기까지 삼십삼년의 긴 세월을 어머니, 모니카는 끊없는 기도속에서 이 순간을 기다려왔던 것입니다.

 

기독교 역사에 위대한 사상가였던 성 어거스틴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방탕한 삶을 살았던 어거스틴은 이같은 고백을 남겼습니다 – “Amor meus, pondus meum” (My love is my gravity: 내가 사랑하는 것, 곧 그것이 나를 이끌어가는 중력이다.) 세속의 방탕함을 사랑할수록, 그의 삶은 진흙탕같은 수렁속으로 한없이 끌려가는 저항할 수 없는 중력을 체험했습니다 . 그런 그가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한 순간, 밑으로만 내려가던 사랑을 위로 올라가는 사랑으로 바꿀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바로 새로운 인생의 무게중심(the center of gravity)을 찾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하는 순간, 새 옷을 입음과 같이 그의 영혼위에 그리스도로 옷입고 새로운 삶의 질서를 회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인생과 삶을 속박하고 있는 모든 어둠의 질서를 깨뜨리시고 우리를 자유케 하시기 위해 이땅에 오셨습니다.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듯이, 주님이 거라사인의 땅을 방문했을 때 처음으로 마주친 사람은 무덤가를 배회하며 살아가는 “귀신들린 사람”이었습니다. 쇠고랑으로 채워 방안에 가둬놓아도 다시 그를 붙잡아 무덤가로 끌고가는 사탄의 권세를 제어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한 인생의 영혼을 어둠의 세력이 붙잡고 그를 삶의 처참한 구렁텅이속으로 이끌고가는 참담한 현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같은 세상속에 예수님은 구원을 베풀기위해 이 역사의 현장안으로 찾아 오셨습니다. 예수께선 그를 괴롭히는 귀신을 쫓아내고, 하나님의 성령이 그 영혼에 임하여 진정한 평화를 누리도록 그를 온전케 하셨습니다. 이같이 회복된 거라사인에 광인(狂人)에 대해 성경은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귀신 지폈던 자가 옷을 입고 정신이 온전하여 앉은 것을 보고 두려워하더라.”(막5:15) 이는 몸뿐만이 아니라, 영혼에 새 옷을 입고, 새 삶의 질서를 찾게된 한 인생의 온전한 회복을 소개한 것입니다. 어거스틴의 말처럼 참으로 “인생이 찾을 수 있는 진정한 평화란 하나님의 사랑안에 머물러 있을 때”(Our hearts are restless until they rest in you)임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이제 대강절(Advent)을 맞이하면서 이 세상에 성육신(成肉身)하여 오신 예수님을 소망과 감사함으로 영접합니다. 주님이 이땅에 오셔서 베푸신 사역은 중력과도 같이 죄악으로 이끄는 어둠의 사슬을 끊어 버리고 우리를 자유케하는 구원의 은혜를 선포한 것입니다.  나사렛 회당앞에서 외치신 예수님의 사역의 첫 마디는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눅4:18-19)  지금도 우리의 삶의 자리에 주님은 가까이 찾아 오십니다.  그리고 우리속에 있는 죄악과 어둠의 세력과 사망의 권세로부터 우리를 자유케하십니다. 주님안에 머무르는 영혼에 참 평안을 주시며, 참담하게 지친 인생을 일으켜 세워 구원을 베푸시는 것입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