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카나다 록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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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오래전 SF교회 집회를 끝내자 담임목사가 요세미티 공원으로 안내하여 대단한 바위산 경관을 즐겼다. 카나다 록키에 비하면 그것은 손자벌도 되지 않은다는 말을 하기에 록키에 가보고 싶었다. 사역과 일정으로 여유가 없다가 30년 이상이 지나서야 꿈의 여행을 하게 되다.

각지에서 온 일행이 시아틀에서 뱅쿠버를 거쳐 자스퍼국립공원을 향하다. 시카고는 산이 없기에 가는 길 산들을 보며 좋아하니 그건 잡산이란다. 록키는 전체가 5개 국립공원으로 남북한 면적보다 조금 적으나 가장 높은 랍슨 산 (3954미터)을 위시하여 3천미터 넘는 산이 19개, 그 외의 수 많은 산들이 뾰쭉 첨탑으로 자기를 자랑하듯 솟아올라 피라밋 산, 삼자매봉, 러시모어 대통령 형상의 산들이 줄을 잇고 산과 골짜기는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다. 밴프 국립공원 설파 산 중턱까지 곤돌라로 오르고 걸어서 정상에 올라 열린 사방 전체 록키를 한 눈에 보며 엄청난 그 광경을 가슴에 담느라 입과 눈을 닫을 수 없었다.

산에는 골짜기가 있고 물이 있다. 산의 얼음과 눈이 녹아내리며 골짜기와 폭포, 캔년이 형성되고 호수가 이루어진다. 페이토, 에메랄드, 루이스 호수 등은 진녹, 청녹의 보석 색갈로 여기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호수는 강물을 이루어 서쪽은 태평양, 동쪽은 대서양으로 흘러가며 카나다 평원 곡물 창고의 젖줄이 된다. 나무는 2300미터 산록까지 자랄 수 있어 그 아래는 각종 나무가 울창하다. 숲에서 곰 엘크 산양 등이 나와 매일 반겨 주고 향기로운 많은 꽃들은 아름다운 자태로 감사하며 환영한다.

빙하와 빙하들이 연결된 빙원이 많다. 컬럼비아 빙원 아사바스카 빙하에는 설상차가 운행하여 승객을 빙하 한 가운데 내려준다. 얼음산 얼음 평원을 걷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험이다. 더운 기온에 빙하가 계속 녹으며 물줄기를 이루어 빙하 속의 계곡을 만들고 있다. 50년 전만 해도 모두 얼음이라 접근하지 못하였고 앞으로 50년이면 빙하의 많은 부분이 사라질 것이라 한다. 큰 변화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오염이 전혀 없는 청정지역이지만 여러 변화와 참사가 일어난다. 록키는 셰일 바위와 석회암으로 되어 있어 쉽게 부셔지기에 바위들이 산사태로 무너져 내려 나무와 풀, 길을 덮는 일이 지금도 자주 일어난다. 숲에서는 자주 불이 난다. 차로 한 시간 이상 달리는 넓은 지역의 모든 나무들이 불에 탓다. 30년 전 불이 난 자리에는 새로운 나무들이 올라와 세대를 교체하고 있다. 더욱 큰 것은 넓은 지역 소나무가 모두 고사하고 있다. 재선충이 뿌리 부분에서 물의 공급을 차단하여 나무를 말려 죽이는데 나무 속이 가루처럼 되기에 재목이나 땔감으로도 쓸 수 없다고 한다. 이유를 모르니 대책도 없다. 카나다만 아니라 미국 일본과 한국에도 퍼진다. 시카고의 소나무들이 많이 죽는 것도 그 이유일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사람과 사회에도 일어나 50년 전 우리 모습과 많이 달라진 오늘을 발견한다.

이제 삶의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록키의 웅장하고 광활함, 얼음과 빙하의 친근함, 흘러 흘러내리는 보석 빛 물과 호수, 평화와 조화 속의 동물과 아름다운 꽃, 물소리 새소리 바람 소리의 화음, 때묻지 않은 순수하고 풍성한 생명력이 오래 동안 내 가슴에 머물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