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나님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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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시카고)

 

사무엘상 5장은 블레셋 사람들이 하나님의 궤를 빼앗아 자기 땅으로 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충격적입니다.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게다가 그들의 하나님까지 생포해가는 블레셋인들이 기뻐 흥청거리고, 의기양양해서 우쭐대는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하나님의 법궤를 다곤 신당에 전리품처럼 둘 때 그들의 기쁨은 절정에 달했을 겁니다. 그러나 승전의 분위기는 딱 여기까지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다곤에게 제사드리려고 신당에 들어간 그들은 깜짝놀랍니다. 자기들의 신 다곤이 얼굴을 땅에 박고 법궤 앞에 엎어져 있는 겁니다. 마치 하나님 법궤를 향해 절하는듯한 모습에 당황했을 겁니다. 다음날 신전을 다시 찾았을 땐 더 끔찍한 장면을 대하게 됩니다. 제자리에 도로 세워두었던 다곤 신상이 또 쓰러져 있는 겁니다. 이번엔 몸통에서 분리된 머리는 얼굴쪽이 땅에 파묻혀있고, 몸통에서 끊어진 손과 발은 문지방에 놓여있습니다. 마치 법궤와 함께 있는 것이 두려워 그 앞에서 도망치려고 몸부림친 것처럼 보입니다. 이 광경을 목격한 블레셋 사람들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초라한 다곤에 비해 너무도 당당한 법궤를 보면서 공포심을 느꼈을 겁니다. 이건 서막에 불과했습니다. 블레셋 전지역에 독종이 돌기 시작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자, 블레셋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외쳤습니다. “여호와의 손이 우리와 우리 신 다곤을 친다.” 결국 블레셋 사람들은 법궤를 이스라엘에 돌려주고 맙니다.

이 사건에서 얻는 소중한 교훈은 하나님은 이 땅 어느 곳에서나 하나님이 되신다는 진리입니다. 그런데 이 진리를 삶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신앙인이라고 하면서도 세상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세상의 룰을 따르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생각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과 뜻은 가만히 뒷전에 밀쳐두고, 경쟁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남보다 더 돈을 벌 수만 있다면, 남보다 빨리 높은 자리에 오를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가는 성도들이 제법 많은 겁니다. 하나님 말씀 대로 살아서는 ‘바보’ 취급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일 겁니다. 과연 그럴까요?

주님의 가르침은 다릅니다. 마태복음 6장 33절 말씀을 통해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고 약속해주셨습니다. 비록 세상 속에서 살아가지만, 성도들은 세상에 속한 자들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하며, 그 나라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주님은 이렇게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이 모든 것”, 즉 우리가 이 땅에 살아갈 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로마서 8장의 말씀도 우리에게 큰 힘이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편에 서 계신데 누가 감히 우리를 대적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의 생명도 아끼지 않고 주신 하나님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다 내어주실 그런 분이십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이처럼 무한한 사랑을 멈출 수 있는 존재는 이 우주에 결코 없습니다.”

그러니 삶의 현장에서도 쫄지 마시기 바랍니다.이런 하나님께서 우리와 항상 함께 하고 계신데 위축될 것 뭐 있어요. 그저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 능력의 손을 꼭 붙잡고 하나님 자녀답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알아서 채워주시는 그분의 사랑 넘치는 손을 구체적으로 체험하게 되실 겁니다. 시카고 땅의 성도들 모두가 그렇게 행복하고 당당한 삶을 누리게 되시길 축복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