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나님의 열심

515

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일할 수있는 시간이래야 이제 고작 한 시간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새벽에 함께 나온 동료들은 어느덫 다 뽑혀서 농장으로 일하러 가고, 자신만 덩그러니 노동시장에 남겨졌습니다. 겨우 한 시간 뿐이지만 그래도 차마 가족에게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어 무너진 자존감에도 여전히 자리를 뜨질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포도원 품꾼의 비유에 나오는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오후 5시가 되도록 자신을 불러주는 이가 없어 절망에 빠진 한 노동자의 모습입니다. 이제 날이 저물어 땅거미가 몰려올 즈음인데도, 그가 아직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루 품삯을 벌지 못하면 그대로 굶어야할 가족들의 모습이 눈가에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 때 드디어, 선한 포도원 주인이 자신앞에 나타났습니다.  아니 지금까지 여기서 뭘하시오? 네, 절 데려가려 하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그래요, 빨리 우리 농장으로 함께 갑시다! 아마도 이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터질 것같았습니다. 그런데 그의 감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저녁이 되어 그날의 임금을 받을 때, 그만 자신도 모르게 농장주인에게 감사한 맘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그의 힘겨운 형편을 알아서 였을까요, 주인은 다른이들과 똑같게 그의 손에 한 데나리온의 품삯을 쥐어주는 것이 었습니다. 무어라 감사해야할 지, 입이 열이어도 말문을 열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물론 아침부터 농장에서 일했던 이들의 얼굴엔 불만이 가득한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주인은 뒤늦게 찾은 일꾼을 향해 자비로움을 베풀어 주었던 것입니다.

위에 소개된 이야기는 천국의 농장으로 인도하시는 자비로운 하나님의 모습을 소개한 예수님의 비유의 말씀입니다. (마 20:1-16) 교회의 어르신 한 분은 본인이 바로 오후 5시에 주님이 부르셔서 하나님의 천국농장을 찾게된 사람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분은 줄곧 이렇게 생각하며 사셨답니다: “언젠가는 내가 꼭 오후 5시가 되기까지는 주님께 반드시 나아가야지!” 그렇지만 사실은 “내가” 나아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찾아 오신 것입니다. 오늘 이 비유의 말씀의 주인공은 단연 포도원 농장주인으로 묘사된 하나님이십니다. 바로, 그 하나님은 쉬지않고 일하시는 주님이요,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찾아 나선 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비유에서 포도원 농장의 주인은 다섯번이나 거리로 나아가 열심히 일꾼들을 불러옵니다. 이른 새벽에 시작하여 아침 아홉시에, 정오에, 오후 세시에, 그리고 다 늦은 오후 다섯시가 되어서도 멈추지 않습니다. 어두워 일할 수 없을 때까지 끝까지 사람을 찾아나선 농장주인의 열심에서, 우리는 죄인을 향한 하나님의구령의 열정을 보게 됩니다. 성경 요한복음 5장엔 예수님이 베데스다 연못에서 삼십 팔년된 병자를 일으켜 고치신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병자를 지칭해 성경은“an invalid”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NIV, ESV) 곧, “부자격한 사람” “제껴놓은 사람” “포기한 사람” 이란 뜻입니다. 삼십 팔년간이란 긴 세월동안 이 병자는 사람들로부터 아예 제껴놓아진 인생이었습니다. 그런 그를 하나님의 아들, 예수께서 찾아오셨고 그를 일으켜 세워 병을 낫게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날은 안식일이라, 이에 대해 유대 지도자들이 들고 일어나 예수를 고발합니다. 왜 노동할 수 없는 안식일에 일을 했냐고 따지는 겁니다. 이 때 주님의 대답은 아주 단호했습니다.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5:17) 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해 하나님은 쉬지않고, 멈추지 않고 여전히 일하시는 분이라고 선언하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주님은 비천한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 하나님의 열심”(the zeal of the Lord Almighty)으로 인하여 우리는 죄에서 자유를, 실패에서 승리를, 그리고 죽음에서 생명을 체험하는 은혜를 값없이 입게된 것입니다. 할렐루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