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호산나 크게 외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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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선한이웃 교회 담임/미육군 군목)

 

남매인 로렌(12)과 델톤(15)은 6년전 커네디컷주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26명의 꽃다운 생명을 앗아가간 교내 총기사건에서 살아남은 어린 학생들입니다. 그들은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워싱턴디씨에 8십만의 사람이 참가한 “우리 모두의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Our Lives)에 동참하였습니다. 이같이 어린 학생들까지 참가한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행진은 전국의 주요도시들과 세계 곳곳에서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이것은 최근 플로리다의 파크랜드에서 벌어진 한 고등학교내 총격사건으로 희생당한 동료들을 기억하며, 다시는 이런일이 더이상은 일어나선 안된다고 용감히 일어선 십대들의 소리가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이들의 용감한 외침과 행진은 수많은 기성세대의 무관심과 무능력을 고발하고 새로운 생명운동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같은 “생명을 향한 행진”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에서, 이천년전 종려나무 가지를 꺽어 흔들며 “호산나”를 외쳤던 예루살렘성 사람들의 외침소리를 듣게됩니다. 새끼 나귀의 등에 앉아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을 향해, 군중들은 소리높여 호산나를 외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겉옷을 벗어 예수님의 행차에 그것을 펼쳐놓음으로 왕으로 입성하는 구세주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고깝게 바라보던 종교지도자들이 예수님을 다그치듯, 호산나를 부르는 이들을 심하게 책망할 것을 주문합니다. 그때 예수님은 이들에게, “만약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대신 소리지르리라!”(눅19:40)고 말씀하십니다. ‘호산나’란 “우리를 구원하여 주소서!”라는 뜻을 가진 히브리어입니다. 이같은 호산나의 외침은 예루살렘 도성안을 가득채웠습니다. 어린아이들로부터 부녀자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종려나무 가지잎을 흔들며 “호산나”를 불렀습니다. 마치 거리로 쏟아져 나와 행진에 참가한 사람들의 외침은 너무나 간절하여, 남녀노소 할 것없이,심지어 길가의 돌들조차 함께 외칠 기세였던 것 같습니다.

 

이같이 호산나를 부르짖는 외침은 이천년전의 예루살렘 성에만 있지 않음을 봅니다. 역설적이지만 성지라 불리우는 예루살렘 성안에선 오늘날 평화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중무장한 이스라엘 병사들을 피해, 매일매일 차별과 생존의 위험을 무릅쓰고 사는 오늘의 팔레스타인들에게서 그들의 구원을 향한 호산나의 외침을 듣게 됩니다. 지구촌에 있는 어떤한 나라의 적극적인 관심도 지원도 외면당한 시리아땅의 수많은 어린이들과 부녀자들에게서 지금도 힘겹게 종려나무가지 흔드는 그들의 간절한 호산나의 외침이 들립니다. 민족분단 70년을 훌쩍 넘긴, 흑암의 땅으로 변한 북한의 내민족을 향해, 아침마다 수많은 이들이 “평화의 왕이여, 이제는 오시어 우리민족을 구원하소서!” 라며 기도로 새벽을 깨우는 호산나 외침을 듣습니다.

 

종려주일에 부르는  “호산나” 찬양은 예쁘고 발랄한 교회 선생님이 가르쳐준 주일학교 율동 찬양곡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교회밖 길거리와 광장에서 들리는 다급한 외침입니다. 그들이 외치지 않으면 돌들이라도 일어나 외칠 절박한 함성입니다. 당시 사회와 종교의 우두머리들에게는 평화의 왕으로 오셔서 세상에 개입하실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도 믿음도 없었습니다. 더욱이 그 평화의 왕이 나귀새끼의 등을 타고 나타나실 예수님이라고 상상하지도 못했습니다.  거리로 쏟아져 나와 나뭇가지를 흔들며, 땅바닥에 옷가지를 깔아놓고 호산나를 외치는 수많은 이들의 함성은 그들에겐 그저 귀찮은 소음에 불과했습니다.  우리안에 있는 무지와 교만을 회개하며, 오늘 종려주일의 아침에 우리도 올리브가지를 흔들며 지구촌의 수많은 이들과 함께 힘차게 호산나를 소리쳐 봅니다. “주여, 거리로 쏟아져 나온 어린 학생들의 외침을 들으소서!” “평화의 왕이여, 증오와 살인이 가득한 예루살렘의 언덕에 다시한번 입성하소서!” “주여, 시리아의 버려지고 망가진 폐허의 도심에서 돌들조차 외치는 간절한 호산나의 기도를 들으소서!” “가장 끔찍한 전쟁터로 변할 수도 있는 우리조국 대한민국을 불쌍히 여기소서. 평화의 왕이여 오시어, 남북을 공멸로 이끌 전쟁의 무기를 집어 던지시고, 스가랴가 보았던 참 화평의 세상을 이루소서!”

 

시온의 딸아 크게 기뻐할지어다…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 그는… 겸손하셔서 나귀를 타시나니… 그가 에브라임의 병거와 예루살렘의 말을 끊겠고 전쟁하는 활도 끊으리니…그의 통치는 … 땅끝까지 이르리라! (슥9: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