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화해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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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선한 이웃 교회 담임/미육군 군목

찰스 디킨스의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소설중의하나입니다. 우리의 귀에 익숙한 스크루지는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구두쇠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돈밖에 모르는 그는 인정도 자비도 없이 인생을 오직 돈을 위해 살아갑니다. 그러던 그에게어느날 찾아온 천사를 통해 그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세계를 보게 됩니다. 그같은 체험은 자신의부끄러운 삶을 뒤바꾸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다시금 그의 인생의 회복을 이루게 된다는 감동의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영국 산업혁명 초창기에 겪고있던 극심한 빈부격차와 따뜻한 인간성을 상실한 당시사회의 삭막한 모습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교훈은“회복된 인생”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고그 회복은화해(reconciliation)에서 찾아오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신과의 화해, 이웃과의 화해, 그리고 자신과의 화해를 이루게 될 때 인생의 행복과 의미를 발견한다는 내용입니다.

예수께서세상에 오심을 선포했던 세례 요한도 요단강에서 사람들에게 세례를 베풀며 회개하라고 불같이 호령하였습니다. 그것은 참된 회개만이 화해에 이르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세례의 행렬에 늘어선 사람들을 바라보며, 선지자는 그들의 신앙의 외식(hypocrisy)을 질타하였습니다. 선지자의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은 “독사의 자식들”과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입안에 가득 독을 품은 독사처럼 그 날카로운 이빨로 무참히 이웃을 물어 뜯는 잔인함이 그들의 위선적인 신앙에 숨겨져 있음을 이같이 폭로하였습니다: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에게 장차 올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이같은 신앙의 위선은 하나님과의 진정한 인격적 관계에 걸림돌이 됩니다. 그리고 이웃과의 관계에도 파멸을 가져다 줍니다. 진정한 신앙은 혈통으로 물려받는 것도 아니며, 천국의 티켓을 손에든 것과 같은 신분에 대한 오만함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 말하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눅3:8)  이름뿐인 신앙이란 하나님과의 진실된 관계를 잃은 버린 채, 자신은 하나님께 선택받은 신분이라는 착각속에 살아가는 모습이요, 이같은 이들의 신앙이란마치 길가에 널려있는 생명없는 돌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회개를 촉구하는 광야의 선지자, 세례 요한의 외침에 사람들은 이같이 반응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하여야 합니까?” 마치 열매없는 나무뿌리에 도끼가 놓여진 것같은 존재의 위기감을 느끼며 그들은 이같이 묻고 있습니다. 회개란 곧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지 못한 부끄러운 신분에 대한 뉘우침이며, 이웃을 향해 무관심과 무정함을 가진 채 이기적으로 살아온 잘못으로부터 돌아 서는 것입니다. 탕자가 아들의 신분을 잊고 살아왔던 과거를 청산하고 아버지 품에 다시 안겨 화해를 이루는 것처럼, 세리 삭개오가 지금까지 괴롭혀 왔던 이웃들을 위해 재산의 절반을 나눠 이웃과의 관계를 회복한 것처럼, 진정한 회개는 하나님과 이웃과의 화해를 가져다 줍니다. 그리고 이같은 일을 통해 진정한 인생의 회복을 경험하게 됩니다.“우리가 무엇을 하여야 합니까?” 요한에게 묻던 무리들을 향하여 세례 요한은 “옷을 두벌가진 자는 옷 없는 자에게 나눠줄 것이요, 먹을 것도 함께 나눌 것이며, 세리는 정한 것 이상의 세금을 거두지 말고, 군인은 폭력으로 남들을 억압하지 말라”고 소리 높여 외칩니다. 어찌 오직 여기 세부류의 사람들에게만 말한 내용일까요? 이같은 대답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도 들려주신 말씀입니다. 곧 회개의 열매란 공동체의 화해와 회복에 있습니다. 우리의 이웃이 곧 하나님의 자녀들이며 그같은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일을 통해 회개의 열매가 맺히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크리스마스는 다름아닌 하나님이 세상을 친히 찾아오신 화해의 사건입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기 이전에 주님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을 드러낸 것입니다. 주님과의 화해는 은혜로인해 열려진 관계임을 알게 됩니다. 그 은혜속에서 하나님과 이웃과 그리고 자신과의 진정한 화해가 이뤄지게 됩니다. 사랑이 담긴 아름다운 크리마스 카드를 보내며 지금까지 받아온과분한 사랑과 은혜를 기억하고 나누는 복된 성탄의 계절을 맞이하시길 기도합니다. 성탄절은 바로 우리의 잃어버린관계를 회복하고 하나님과 이웃과 나와의 화해를 이루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