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훌륭하신 이민 1세대께 존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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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원(공인재정상담가/시카고)

 

아이들과 남편을 뒤로 한 채 오늘도 한 밤중에 집을 나서는 여성이 있습니다. 출근 시간에 쫓겨 내일 아침에 아이들이 학교에 입고 갈 옷을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한채 허겁지겁 집을 나와 추위에 얼어붙은 자동차에 시동을 겁니다. 이 여성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밤새 병마와 시달리는 환자들을 간호하기 위해 병원으로 출근하는 제 3교대 간호사 입니다.

낯선땅에서 뿌리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신 이민 1새대 분들의 본격적인 은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분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분들의 지난간 과거를 배우게 됩니다. $100불을 주머니에 넣어서 오신 분부터 비행기 티켓값이 없어서 노스웨스트 항공사의 월부 티켓을 구입하여 오신 분들까지 매우 파란만장 합니다.

저는 이분들과 대화를 하면서 많은 부분에서 놀라게 됩니다. 이 땅에서 태어나고 교육을 받은 주류사회 고객들에 비하여 출발은 아주 미약했지만 열심히 노력하신 우리 이민 1세대 분들이 성취하신 것들이 미 주류 사회 분들에 비하여 손색이 없기 때문입니다. 밤과 낮이 바뀐 삶을 살며 자녀를 부양하고 남편의 뒷바라지까지 도맡았던 이민 1세 간호사 분들은 그동안의 많은 고생을 뒤로하고 누구하고 비교하여도 뒤지지 않는 은퇴생활을 하며 인생의 마지막 부분을 훌륭하게 마무리 하고 계십니다.  연약한 여성의 몸으로 낯선 곳에서 언어장벽을 극복하며 덩치도 커다란 외국인 환자들을 간호하며 성공적으로 미국에 정착하신 많은 간호사 분들을 비롯한 많은 어머니들에게 찬사를 보내드립니다.

간호사 분들만이 자랑스런 이민 1세대가 아닙니다. 공부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스마트한 한인의사, 과학자 분들도 계십니다. 머리에 지식은 넘치는데 미국이라는 새로운 세상에서 높은 언어장벽과 인종차별로 인하여 차별을 받았지만 곧 월등한 실력을 바탕으로 해당 병원과 연구소에서  없으면 안되는 전문인으로 자리 잡으신 수많은 의사 선생님과 과학자, 엔지니어들이 계십니다. 이분들은 연로하셨어도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해박한 지식과 지성 그리고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진취적인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분들은 우리 한인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스마트하고 능력있는 이민자 그룹이라는 위상을 갖추는데 큰 기여를 하신 분들입니다.

간호사, 의사, 과학자, 엔지니어와 같이 비롯 전문직을 갖지는 못하였지만 맨손으로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흑인상가에서 큰 부를 성취하신 한인비지니스맨들도 계시고 한 여름에 100도가 넘는 세탁소에서 이를 악물고 자신과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고군 분투하신 세탁인 부모님들도 계십니다.  이에 더하여 공부도 많이 못하셨고 돈버는 특별한 재주도 없어서 박봉을 주는 직장에서 over time을 해가며 넉넉치 않은 수입으로 자식들을 훌륭하게 교육시켜 미 주류사회의 여러 전문직으로 진출시킨 이름없는 수많은 부모님들 또한 존경을 받으셔야 합니다.

미주 땅에서 한인 이민사회는 이와 같은 훌륭한 1세대 분들의 피땀흘린 노력으로 짧은 시간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성공과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이분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좀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비니니스를 하며 권리를 누릴 수 있는 2, 3 세대들은 이들의 은혜를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재정 상담가로서 이분들이 많은 노력끝에 성취한 부의 일부를 관리하는 것은 큰 영광인 동시에 엄청난 책임감을 동반합니다. 단순히 수익률이 좋고 나쁘다던지, 투자 경비가 적고 많다던지와 같은 지엽적인 접근으로는 이분들의 삶의 애환을 담은 소중한 재산을 관리할 수 없습니다. 재정상담가가 이 분들의 돈을 관리하기 이전에 그분들의 삶을 먼저 이해하여야 하듯 이분들의 뒤를 잇는 이민 1.5세대, 2세들 또한 그 분들의 현재 성취 보다는 그 성취뒤에 숨겨진 눈물과 애환을 먼저 이해할 때 저희 Korean American은 그 어떤 다른 이민 그룹에 뒤지지 않는 역사의 주인공으로 이땅에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살기 좋은 이민 사회를 물려주신 이민 1세대 분들께 존경을 보내드립니다.(Tel: 847-486-9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