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917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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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김의 영화세상

 

감독 데뷔작인 “아메리칸 뷰티”로 작품상, 감독상 포함 5개의 오스카를 받고 “레볼루셔너리 로드”와 007 “스카이 폴”, “스펙터”를

감독한 ‘샘 멘데스’감독의 신작 “1917”이 올해 골든 글로브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차지했다.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가 작품상을 타다니. 전쟁 영화 팬은 아니지만 개봉하는 지난주 금요일 극장에 갔다.  17세 였던 감독의  친할아버지가 1차대전때 겪은 실화를 토대로 직접 각본을 쓰고 제작했다. 대규모 전투를 보여주는 여느 전쟁 영화와 달리 평범한 두 젊은 병사가 1600명의 목숨이 달린 절박한 임무를 위해 계속 걷고 달리며 적진을 통과해 간다.

1차 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4월, 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영국군 부대.  농담 잘하는 ‘스코필드’ 와 진중한 ‘블레이크’일병은 장군의 호출을 받는다. 적진 한가운데 있는 데본샤이어 연대를 찾아가 곧 독일군을 공격할 2대대에게 공격 중지 명령을 전달하라는 임무를 맏는다. 퇴각하는 척 가장해서 아군을 전멸시킬 독일군의 계획을 알려야 한다. 2대대에는 블레이크의 형을 포함 1600명의 영국군이 있다. 늦어도 저녁까지  장군의 편지를 전달해야만 한다. 두 병사는 황폐한 무인지대를 거쳐서 퇴각한 독일군 기지에 다다른다. 참호속을 지나다가 설치된 지뢰가 폭발하고 돌무더기에 파묻힌 스코필드를 블레이크가 구해낸다. 버려진 농가에서 양측 비행기가 총격전을 벌이다가 독일군 비행기가 추락한다. 불이 붙은 비행기에서 조종사를 구해내는데 조종사가  찌른 칼에 블레이크가 죽는다.

숨이 넘어가기 직전 블레이크는 임무를 완수해 줄것을 부탁한다. 스코필드는 도중에 영국군 부대를 만나 트럭을 얻어 타기도 하고, 홀로 무너진 다리를 건넌다. 밤에 불타는 마을을 지나다가 독일군의 총격을 받고 아기와 숨어있는 프랑스 여인에게 자신의 통조림과 소지품을 건넨다. 다시 목적지로 걸어가다 독일군에게 발각되고 도망치다 강으로 떨어진다. 아침이 되어 강에서 올라 온 스코필드는 2연대에 도착하지만 이미 공격이 시작된 후이다. 스코필드는 책임자인 매킨지 대령의 막사를 찾아 전장과 병사들 사이를 달리고 또 달린다. 마침내 매킨지 대령에게 장군의 친서를 전하고 공격은 중지된다. 스코필드는 블레이크의 형을 찾아 유품을 전한다.

감독이 의도적으로 실사간 찍은 싱글 롱테이크처럼 보이게 촬영, 편집했다고 밝혔는데 관객은 두 병사의 등과 바로 앞에서 따라붙는 카메라 덕분에 그들이 겪는 모든 과정을 실감나게 느끼고 체험한다.

맨몸으로 적진을 통과해서 장군의 명령을 전달, 1600명 병사들의 목숨을 구해야한다는 거의 불가능한 미션을 수행하는 두 병사의 이야기는 어떤 무용담보다 감동적이다. 중간에 널려있는 수많은 썩어 문들어진 시체들과 폐허가 된 마을들. 그럼에도 변함없는 자연의 아름다움.  전장터의 눈처럼 떨어지는 꽃잎들에 눈물이 난다. 죽으면서도 임무 완수와 어머니에게 편지 써 줄것을 부탁하는 블레이크와 끝까지 달려서 아군을 구한 스코필드는 내 아들보다 더 어린 나이였다. 대사도 별로 없고 처절한 전투씬도 많지 않지만 전쟁의 참상과 희생된 꽃잎같은 병사들만으로 가슴을 저리다.

전쟁 영화에서 음악이 이렇게 아름답고 처연할 수 있을 까 싶게 슬프고 웅장하고 섬세한 음악도 훌륭하다. 꼭 보길 추천한다. 2월에 있을 올해 아카데미상에 작품상 포함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