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The Passion of Chr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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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선한 이웃 교회 담임/미육군 군목)

 

전쟁에 참전했던 병사들이 종종겪는 고통스런 질병이 있다면, 육체적인 부상도 있겠지만, 더욱 깊은 상처는 정신적인 것들입니다.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로 알려진 이같은 증상은 엄청난 위험이나 충격 그리고 전우를 잃는 상실등을 경험한후에 찾아오는 고통스런 마음의 상처입니다. 계속적인 악몽을 꾸기도하고, 축제에 울려퍼지는 폭죽 소리에도 전장의 기억으로인해 땀을 흘리며 몸을 움치리기도 합니다. 오랜 파병기간동안 생명의 위기에 노출되었던 삶의 긴장감이 신경계통의 이상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예전에 느끼는 사소한 행복감이나, 삶을 능동적으로 움직이게하는 동기(motivation)와 열정(passion)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자녀들과 가족들의 관심도 멀리 밀어내고, 자기세계의 벽을 높이 쌓아 더 깊은 우울증의 나락으로 빠져버리게 됩니다. 마치 플로리다의 여름 하늘처럼 뒷뜰의 백야드엔 햇볕이 내리쪼이고 있는데 집앞의 앞마당엔 여전히 장대비가 억수로 퍼붓는 것과 흡사합니다. 마치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삶의 밝은 세계가 바로 눈앞에 있는 데, 여전히 어둠의 골짜기를 고통스럽게 홀로 걷고있는 것입니다. 두번의 파병을 경험한 저에게도 이같은 깊은 마음의 상처를 앓게되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제나 옆에서 무조건적으로 사랑을 베풀어준 가족이 있었기에, 긴 터널같은 고통스런 삶의 골짜기를 걸어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같은 경험을 통해 배운 삶의 교훈은 가슴속에 식지않는 동기와 열정을 간직하고 사는 것처럼 소중한 것들이 인생에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경속에서 불붙는 열정으로 우리를 사랑하고 계신 하나님을 발견하게 됩니다. 요한복음엔 “채찍을 집어든 예수님”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열정적인 사랑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당시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에 예루살렘의 성전에 들어가시던 예수께선 성전안에서 장사를 하고, 환전을 하며 이익을 챙기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그들이 깔아놓은 좌판을 뒤집어엎고, 채찍을 만들어 그들을 내어 쫓아내시며 이렇게 소리치십니다: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요2:16)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막11:17). 이같은 예수님을 지켜보던 사람들속에 시편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주의 전을 사모하는 열심이 나를 삼키리라”(The zeal for the house burns in me like fire!) 성전을 향한 예수님의 열정(zeal/passion)이 채찍을 손에 들도록 그 맘속에서 불타올랐던 것입니다. 마치 모세앞에 나타난 불붙는 가시나무속의 하나님처럼,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불붙는 열정을 가지고 계십니다. 갈보리산 골고다에서 십자가에 달리시기까지 당하셨던 예수님의 희생을 가르켜 “the Passion of Christ”라고 말합니다. 곧 십자가는 하나님이 세상을 향해 내어보이신 그분의 불붙는 사랑의 열정(the passion of love)였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십자가 사건을 가르켜 말하길, “우리가 아직 죄인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5:8) 말씀합니다.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셔서 채찍을 들기까지 성전을 청결케 하시려던 예수님의 불타는 열정을 기억하며,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기대와 관심을 주목하게 됩니다. 46년을 지어온 단지 건물인 성전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고, 이제 진정한 성전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해 다시 세워진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가 되었습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닌, 만민이 기도하는 공동체요,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열심이 드러나는 구원의 공동체입니다. 백범을 전공한 홍원식 박사는 일찌기 백범 김구선생님은 해방후 혼란기에 이런 말씀을 남겼다고 전해줍니다: “경찰서 10개보다 교회 1개를 신설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당시 숫자적으론 적었지만 얼마나 교회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과 그 생명력이 대단했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라 생각되어 집니다. 성전을 향한 열심(passion)이 예수님의 맘속에 타올랐듯, 이시대에도 교회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열정이 우리속에서도 동일하게 불타오르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