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감받은 빚, 세금보고 안했다간 벌금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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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카드업체의 채무탕감은 소득으로 인정

1099-C 양식 받고도 무시, 피해 한인 많아

#한인 박모씨는 최근 연방국세청(IRS)과 씨름했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 1년 전 카드빚이 수만달러에 달했던 박씨는 카드사와 협의 끝에 카드빚을 전액 탕감받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IRS로부터 카드빚 탕감분에 대한 소득세 누락분과 지연에 대한 벌금 등 수천달러를 한달이내에 납부하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카드사가 발행한 양식 1099-C를 제때 살펴보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한 박씨는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쉽고 간단하게 해결될 일을 크게 만들어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전했다.

카드사나 은행으로부터 빌린 빚을 탕감받은 후 당해년도 세금보고 때 이를 누락해 IRS의 벌금 처분을 받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발생해 한인 납세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한인 공인회계사(CPA)들에 따르면, 카드회사나 은행 등에게서 채무 탕감을 받은 경우 세금보고 때 이를 제때 보고하지 않고 누락시켜 피해를 입는 사례들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는 것. 탕감받은 빚에 세금을 내라고 하는 것이 부절절하게 보이지만 엄연히 세법이 규정하고 있는 제도라는 것이 CPA들의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카드회사나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렸을 때, 받은 돈(loan)은 소득에 포함되지 않는다. 갚아야 하는 채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채무를 탕감받았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채무 의무가 없어지는 대신 탕감받은 금액만큼 소득으로 인정돼 과세 대상이며 이는 세금보고 때 누락되서는 안되는 보고대상이기도 하다. 은행으로부터 1만달러의 대출을 받고 4천달러를 갚으면서 6천달러의 대출금 상황을 탕감받았다면 6천달러를 소득으로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법에 따르면 카드회사나 은행은 빚을 탕감해주고 나면, 그 내용을 양식 1099-C를 발행에 IRS와 빚을 탕감받은 채무자 모두에게 보낸다. 마치 업체가 연초에 W-2 양식을 2부 작성해, 하나는 임금을 지급한 직원에게, 다른 하나는 IRS에 보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와 관련, 회계법인 Taxon의 대표 손헌수 CPA는 “주로 대출액보다 시세가 낮은 소위 깡통주택 소유자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20만달러 주택 구매시 18만달러를 은행에서 빌린 경우, 집값이 10만달러로 떨어진다면 은행이 집을 차압해 8만달러를 탕감해주고 IRS에 세금탕감을 요청한다. 대출자는 반대로 그만큼 이익을 얻기 때문에 세금을 내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빚이 탕감돼도 끝이 아니다. 은행은 손해본 것에 대한 세금을 안내기 위해 탕감 요청을 하므로 채무를 진 사람이 돈을 내야한다. 은행에서 1099-C라는 양식을 보내면 꼼꼼히 읽고 세금신고를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IRS에서 계산해서 부과하기 때문에 더 난처해진다. 세금을 못낼 경우에도 탕감받는 방법들이 있으니 CPA와 상의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1099-C 양식을 누락시켰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탕감을 해준 금융기관이 이미 발행한 1099-C 양식을 취소시키는 방법과 IRS와 협의해 세법의 예외규정을 이용해서 해결하는 방법 등이 해결책이다. 이중 금융기관에게 1099-C 양식을 취소해달라고 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나머지 남은 것이 IRS와 협의 방법으로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커서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없다는 ‘지불불능’(insolvency) 상황을 증명하는 방식이다. 이때 양식 982와 함께 1~2장 분량의 소명용 편지를 작성해 보내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다.<남상욱·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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