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방차관도 ‘괘씸죄’ 보복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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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전격 경질된 존 루드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AP]

우크라 관련 불리한 진술한 루드 차관 ‘숙청’
사직서에 ‘트럼프 압력으로 물러난다’ 폭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한 진술을 의회에 해 ‘미운털’이 박힌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19일 사실상 경질됐다. 이 고위 당국자는 이날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으로 물러나는 것임을 폭로하는 것으로 ‘응수’한 뒤 퇴장했다.
탄핵 굴레를 벗은 뒤 반대파 등 행정부 내 ‘눈엣가시’ 인사들에 대한 ‘피의 숙청’에 나섰던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칼을 휘두르며 릴레이 인사 보복에 나서는 양상이다.
측근 인사에 대한 검찰 기소 공개비판 등 사법개입과 사면권 남용 논란 등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건과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 내에서 아무런 ‘견제와 균형’ 없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는 듯한 모습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존 루드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에 대해 “나는 존 루드가 우리나라를 위해 봉직해준 데 대해 감사하고 싶다”며 “그가 앞으로 계획하는 일들에 대해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루드 차관의 퇴진에 대한 블룸버그통신 기사를 함께 게재했다. 사퇴 임박 보도를 확인하며 사실상의 ‘트윗 경질’ 통보로 못을 박은 셈이다.
CNN 등에 따르면 루드 차관은 이날 오전 제출한 사직서에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 따르면 당신이 나의 사임을 요구했다는 것이 내가 이해하는 바”라며 “대통령이 임명한 고위 행정부 당국자들은 대통령에 뜻에 따라 재직하는 것인 만큼, 나는 2020년 2월28일부로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진 사퇴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 행사로 인해 퇴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떠나는 마당에 공개한 것이다.
루드 차관은 탄핵안 소멸 이후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축출’된 가장 최근 사례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정권 핵심부와의 균열이 쫓겨나게 된 직접적 도화선이 됐지만, 루드 차관은 그 외에 아프가니스탄 등 다른 많은 외교 정책에서도 행정부와 불화를 빚어왔다고 CNN은 전했다. 루드 차관이 백악관과 국방부 당국자들이 원하는 정책 변화를 끌어안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한 당국자는 루드 차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 스탠스와 다른 견해를 보인 사례에는 북한과의 협상 기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키로 한 행정부의 결정도 포함됐다고 CNN에 전했다.
이와 함께 루드 차관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기 위한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에 회의적이었으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통한 대 러시아 강경책을 밀어붙이려고 했다고 한다.
루드 차관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중단을 반대했으며, 우크라이나가 2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안보 지원을 받기 위해 정부 내에서 중요한 제도 개혁에 착수했다는 점을 의회에 입증하는 데 관여한 바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는 일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 중단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논리를 약화했다는 것이다.
CNN이 입수한 이메일에 따르면 루드 차관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발단이 됐던 지난해 7월25일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가 이뤄진 지 몇 시간 만에 당시 취임 이틀 차였던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에게 발송한 이메일에서 현시점에서 안보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기회의 창을 위태롭게 하고 러시아와의 전략적 경쟁을 하는 데 있어 핵심 파트너와의 우선 사항을 약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의 굴레를 벗자마자 연방 하원의 탄핵조사와 청문회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과 그의 쌍둥이 형제 예브게니, 고든 손들런드 주 유럽연합(EU) 미국대사 등을 현직에서 축출하는 등 반대파에 대한 ‘피의 보복’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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