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에 모든 것 잃었지만···살았으니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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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 부부의 주택이 전소돼 앙상한 뼈대만 남은 폐허로 변해 있다.
산불 피해를 당한 빌 이·이원경씨 부부.

■ 애플산불로 집 전소된 빌 이·이원경 부부
타주서 은퇴, 남가주서 여생 보내려 이주
주택보험 없어 지인들 도움속 재건 의지

“가진 것 모두 화마에 잃었어요. 그래도 살아있으니 다행입니다”

지난달 31일부터 리버사이드 카운티 일대와 샌버나디노 국유림을 덮쳐 총 3만2,0000에이커를 전소시킨 대형 산불에 한인 70대 부부가 주택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이들 부부는 타주에서 은퇴한 뒤 인생의 황혼기를 남가주에서 보내기 위해 리버사이드 카운티 체리밸리에 안착했다가 뜻하지 않은 화마로 소중한 보금자리가 모두 불타버린 데다 주택 보험까지 들어있지 않아 가진 것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했다.

한인 빌 이씨와 이원경씨 부부의 체리밸리 지역 주택은 이달 초 리버사이드 카운티를 휩쓴 ‘애플 산불’로 그야말로 잿더미가 돼 버렸다. 이번 산불로 총 4채의 주택이 전소됐는데 이씨 부부의 집이 그중 가장 먼저 불타버린 것이다.

이씨에 따르면 피해 당일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자신의 집을 향해 날아드는 재를 발견한 남편 이씨가 허겁지겁 아내를 찾았다. 대피하기 무섭게 뒷마당으로 불길이 번졌다. 개인 물품을 챙길 여유조차 없이 화마가 이씨 부부의 집을 순식간에 삼켜버린 것이다.

소방관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잿더미가 된 상태였다. 무시무시하게 달려드는 불길을 눈으로 본 이들 부부는 목숨을 부지한 것만도 다행이라고 여겼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애플 산불로 이들 부부는 전 재산을 잃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살다가 은퇴한 뒤 최근 남가주로 이주한 이들 부부는 은퇴 자금을 털어 이 집을 마련했고, 이제 막 리모델링 공사가 끝난 터라 집 보험이 아직 없었다.

남편 이씨가 지난 몇 달 동안 자신의 손으로 직접 리모델링 공사를 했고 이후 주택보험을 들기 위해 알아보던 중이었다는 것이다.

모든 걸 잃은 이씨 부부는 현재 가족과 지인들의 도움 속에 재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며느리 제니퍼씨가 이씨 부부를 돕기 위해 ‘고펀드미 닷컴’에 모금 사이트(www.gofundme.com/f/rebuilding-fund-for-the-lee-family)를 개설했고, 지인들을 비롯해 과거 화재를 당했거나 어려움을 극복한 사람들까지 이들 부부의 재건을 기원하며 온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지난 9일 ABC 방송과 인터뷰를 가진 이씨 부부는 “산불로 집이 불타버린 날 친구의 도움을 받았고 다음날에는 교회 사람들이 찾아와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며 “어려운 시기를 맞았지만 신앙의 힘으로 이겨내면 미래의 삶을 인도해주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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