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요리칼럼] 서정아의 건강밥상 ‘구름빵 공갈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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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요리연구가)

 

구름을 가르며 친구들이 날아왔다. 어린 시절 같이 놀던 그 신났던 추억이 그리워 비행기를 타고 열 세 시간 반을 구름 사이 사이를 날아서 왔다.

 

아주 어릴 적 나는 동네에서 인기만점 꼬마였다. 가는 곳 마다 친구들이 와글거렸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해 질 녘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친구들과 함께 동네 골목 골목을 누비고 다녔다. 제대로 된 놀이터는 기억에 없지만 동네 뒤편 언덕이나 대문 앞 너른터를 의기양양하게 친구들을 몰고 다니던 꼬마는 기억에 선명하다. 햇빛에 그을려 까무잡잡한 피부에 작은 키를 가진 못난이였지만 주변에 친구들이 많았던 이유는 사실 딱 하나다. 불룩한 주머니에 언제나 맛난 것들이 가득했던 아이. 인심 좋게 마구 나누어 주어도 괜찮았던 나는 과자공장집 딸이었다.

 

이제 성인이 된 나는 보기 좋게 가공된 음식들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다양한 먹거리들은 넘쳐나는데 정말 내 몸에 좋은 건강한 음식은 무엇일까.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밥상에 대해 신중하다. 식사로 먹는 주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소소한 먹거리들에까지 관심이 높아져 달걀이나 버터 등의 유제품들을 넣지 않고 만든 과자나 빵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직접 챙겨 만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이 조미료, 감미료, 식품 보존료, 착향료, 착색료 등의 화학 첨가물들을 뺀 단순한 재료로 단순한 과정을 거쳐 만든 음식들을 선호하기에 직접 만드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더이상 과자공장집 딸이 아닌 나는 딸에게 과자공장집 딸이라는 멋진 선물은 줄 수 없지만 엄마가 주방에서 직접 만든 사랑이 듬뿍 담긴 엄마표 과자는 만들어 줄 수 있다.

 

오늘은 겉모습은 구름처럼 빵빵한데 속에는 공기만 든 공갈빵을 만든다. 공갈빵은 사실 빵이 아니라 과자의 일종이다. 한 입 베어 물면 속이 텅 비어 ‘속았다!’ 라고 깨닫기 때문에 공갈빵이라 이름 지어진 과자이다. 재료는 간단하다. 밀가루와 꿀 소금을 넣고 따뜻한 물을 넣어가며 쫀득하게 반죽한다. 낱개로 소분하고 그 안에 달콤한 소를 넣고 밀대를 이용해 동그랗게 민다. 이리저리 삐뚤빼뚤 밀어져도 괜찮다. 안에 넣은 소가 보일 듯이 얇게 민다. 얇게 밀린 반죽을 베이킹팬에 올려 구우면 밀가루 사이에 넣은 소 덕분에 서로 붙지 않고 빵빵하게 부풀어 올라 바삭하고 달콤한 뭉게뭉게 구름이 된다.

 

구름을 가르며 날아온 친구들과의 수다가 구름빵 공갈빵처럼 달콤하고 바삭바삭하다. 오늘은 엄마가 된 내 친구들에게 내 손으로 만든 과자를 나누며 어릴 적 인기 많았던 과자공장집 딸을 추억해야겠다.

 

 

구름빵 공갈빵

 

재료

무표백 밀가루 2.5컵, 꿀가루 1큰술, 소금 1/2작은술, 따뜻한 물 1컵, 검은깨 약간

 

공갈빵소

꿀가루 반 컵, 시나몬가루 반 큰술, 검은깨 반 큰술

 

만드는 법

  1. 적당한 볼에 밀가루, 꿀가루, 소금을 넣고 따뜻한 물을 넣어가며 반죽한다.
  2. 꿀가루와 시나몬가루, 검은깨를 섞어 공갈빵소를 만든다.
  3. 반죽을 16개로 나누고 공갈빵소를 넣고 동그랗게 빚는다.
  4. 밀대로 아주 얇게 밀고 검은깨를 뿌리고 살짝 밀어준다.
  5. 400도 온도에서 15분 굽는다.

 

문의: ssyj2010@gmail.com/847-626-0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