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요리칼럼] 서정아의 건강밥상 “뿌리채소찜과 흑임자 드레싱”

3145

서정아(요리연구가)

 

일요일 이른 새벽 남편 출장길에 함께 올랐다. 세상에서 제일 빨리 일어나 바삐 움직인 것 같은데 항상 그렇듯 나보다 더 빨리 움직인 사람들은 그 넓은 공항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도착한 곳은 뉴욕. 남편이 제 일을 하는 동안 나는 말씀도 듣고 회의도 하고 뮤지컬도 보고 좋은 분들과 매일매일 밤이 늦도록 이야기도 나누며 정말이지 알뜰 살뜰하게 열심히 삼박사일간의 일정을 보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 몸을 싣자 그간의 피로함이 일순간에 몰려와 나도 모르게 스르르 눈이 감긴다.

 

땅 속 영양저장소인 뿌리채소는 면역력을 높이고 활력을 증진시키고 체온을 유지시키는 건강보양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비트의 경우 항암작용과 변비 이뇨작용이 있고 연근의 경우에는 순환이 잘 이루어지도록 돕기 때문에 피부미용이나 다이어트 등의 효과가 있다. 자외선 보호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당근은 상처와 긁힌 자국으로부터의 염증, 피부 노화 방지, 대장 독소 배출, 홍조 예방 뿐 아니라 심장질환 및 뇌줄중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히 당근은 약 4주간 진행된 연구에서 가열될 때 베타카로틴의 수치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가열된 당근을 일주일 동안 냉장보관 한 후에도 항산화 활성 성분이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오늘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뿌리채소들을 사용해 뿌리채소가 가진 담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뿌리채소찜을 소개한다. 뿌리채소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김 오른 찜기에 넣는다. 크기가 크고 단단한 종류들을 먼저 넣고 몇 분 간격을 두고 작고 덜 단단한 것은 나중에 넣어 찐다. 생으로 먹을 수 있는 뿌리 채소들은 그대로 섭취해도 좋지만 살짝 찐 뿌리채소들은 덜 단단하고 소화에 부담이 없어 좋다. 찐 뿌리 채소와 꿀 향이 적절히 묻어나는 고소한 흑임자 드레싱을 함께 내면 가벼운 저녁식사 대용이나 가뿐한 찬으로 먹을 수 있다. 뿌리 채소의 담담함은 새콤 달콤한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우리 입맛에 편안함을 준다.

 

둘째 아이가 공항으로 마중을 나왔다.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내 아이의 얼굴은 어쩜 그리도 선명하게 보이는지. 아이를 만나 집으로 돌아와 따뜻한 밥상에 둘러 앉으니 떨어져 있던 며칠간의 이야기 보따리가 술술 풀린다. 재미난 이야기들과 함께 젓가락이 춤을 춘다. 아이와 함께 앉아 밥을 먹는 이 순간이 나에게는 피로회복제이다. 밥을 먹고 찬을 먹으며 사랑을 함께 먹는다. 뿌리 채소의 담백함이 쌓였던 피로함을 날리고 활력을 준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건강한 밥상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최고의 피로회복제가 아닐까.

 

 

뿌리채소찜과 흑임자 드레싱

 

재료

타로, 히카마, 연근, 비트, 골든 비트, 색깔 당근, 레디쉬, 마이크로잎

 

흑임자 드레싱

캐슈넛 반 컵, 흑임자 1큰술, 꿀 1큰술, 레몬즙 ½큰술, 아몬드 우유 6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캐슈넛과 흑임자, 꿀, 레몬즙, 아몬드우유, 소금을 모두 넣고 믹서에 곱게 간다.
  2. 깨끗이 씻어 준비한 뿌리채소를 찜기에 올리고 10분 정도 찐다.
  3. 찐 뿌리채소에 레디쉬와 마이크로 잎으로 장식하고 흑임자 드레싱을 곁들여 낸다.

 

서정아의 힐링건강요리교실

문의ssyj20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