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요리칼럼] 서정아의 건강밥상 “캐슈너트 감자옹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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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요리연구가/시카고)

 

외출에서 돌아온 남편의 얼굴에는 바깥의 추운 공기가 잔뜩 묻어 있다. 동그랗게 커진 눈과 빨개진 코와 귀에서 오늘처럼 추운 날씨에는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온다. 매서운 추위와 하루의 고단함을 함께 위로해 줄 따뜻하고도 부드러운 국물 요리가 지금 필요하다.

 

분이 많은 토실한 감자를 골라 푸드프로세서에 휘리릭 갈아준다. 물론 강판을 사용해 정성을 들여 갈아도 좋다. 간 감자는 면보에 담아 물기를 짜내고 감자에서 나온 물은 잠시 두어 감자 녹말이 가라앉기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채수를 불에 올리고는 옹심이반죽을 시작한다. 한쪽에 모셔둔 감자물의 윗물을 따라버리고 가라앉은 녹말과 면보에 담긴 감자를 섞어 한 입 크기로 빚는다. 질척한 듯 빚은 감자옹심이는 보글보글 끓는 채수물에 퐁당퐁당 넣어준다. 다 익은 감자옹심이가 채수 위로 슬그머니 떠오르면 캐슈너트 가루를 넣고 소금으로 간하고 한소끔 끓여낸다. 투명해진 옹심이가 뽀얀 국물사이에서 자태를 뽐낸다. 쫄깃쫄깃한 캐슈너트 감자옹심이 완성이다. 캐슈너트의 은은한 단맛과 고소함이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감자옹심이와 어우러진 따끈따끈한 그릇을 받아 들면 한겨울 위상을 떨치던 동장군은 어느새 스르르 자취를 감춘다.

 

우리 집 야채 바구니에 항상 있어 든든한 감자는 혈액을 맑게 하고 속을 든든하게 하고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하는 식재료이다.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칼륨, 무기질 등의 다양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으면서 부작용이 크게 없어 고마운 재료이다. 특히 감자의 비타민C는 전분 입자로 싸여 있어 익혀도 손실이 적다. 열을 가해도 영양이 파괴되지 않으므로 찌거나 볶거나 구워도 좋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그릇을 받아 든 남편의 얼굴에서 속을 따뜻하게 해 줄 음식에 대한 기대와 만든 손에 대한 고마움이 전해져 온다. 언제나 그렇듯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있으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고마운 분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가까이 지내는 어르신들 생각이 나고 나를 치료해 주시는 고마우신 의사 선생님이 생각난다. 담음새 예쁘지 않다고 맛 없다고 타박하지 않을 허물없는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멀리 있는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한 동네에 모두 함께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따뜻한 국물 식지 않게 덮개로 대충 덮어 얼른 달려가 한 그릇 건네주고 오면 좋으련만.

 

오늘은 고마운 식재료 감자를 이용해 캐슈너트 감자옹심이를 만들어 보자. 천연의 재료를 사용해 약이 되는 건강밥상을 만들어 보자. 우리가 알지 못하고 읽기도 어려운 온갖 식품 첨가물들을 뺀 밥상을 만들자. 하나님께서 주신 식재료에는 건강이 들어 있다. 천연의 식재료들을 단순한 조리법으로 요리하는 것은 건강한 식습관의 시작이며 이것은 우리의 삶을 바꾼다.

 

 

캐슈너트 감자옹심이

재료

감자 3개, 캐슈너트 2큰술, 채수, 김가루, 깨가루, 파, 소금 약간

 

만드는 방법

  1. 감자는 껍질을 벗긴 뒤 푸드프로세서나 강판을 이용해 간다.
  2. 면보에 간 감자를 담아 감자물을 짜고 전분이 가라앉길 기다린다.
  3. 윗물을 따라낸 후 감자와 가라앉은 전분을 섞고 한 입 크기로 옹심이를 빚는다.
  4. 적당한 냄비에 채수를 넣고 끓어오르면 감자옹심이를 넣어 끓인다.
  5. 캐슈너트가루를 넣고 소금으로 간한다.
  6. 김가루와 깨, 파 등의 고명을 얹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