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요리칼럼] 흑임자 구름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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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요리연구가)

잠자리에 들기 전 노트를 한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고 다음날 해야하는 일들을 정리하며 잠깐의 여유를 갖는다. 매일 매일을 기록으로 남기다 보니 일기 같기도 하고 다음 날, 일주일 후, 몇 달 후에 대한 노트를 하다 보니 일종의 계획표 같기도 하다.

얼마전부터 소중한 내 노트 한 켠에 새로운 공간이 생겼다. 오늘 내가 잠들기 전 감사를 표현해야 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생각하고는 기록하는 곳이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이미 코끝에 와 닿아 있다’고 했던 어느 시인의 글처럼 숨 쉬고 살아가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하게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지나치진 않았는지. 잠들기 전 감사를 표현해야 할 이들을 떠올려 본다.

오늘 소개하는 흑임자 구름떡은 통곡류와 견과류가 가득 든 영양떡으로 감사한 이웃들과 나누기 참 좋은 떡이다. 콩과 견과류가 가득한 쫄깃한 현미 찹쌀떡 사이사이에 고소한 흑임자소를 넉넉히 묻혀 만든 떡으로 자른 단면이 뭉게뭉게 구름 모양 닮았다 해 구름떡이라 불린다. 햇곡식과 햇견과류가 아름아름 들어 있는 구름떡은 하루에 필요한 콩과 견과류를 손쉽게 섭취할 수 있어 참 좋은 음식이다. 햇곡식들과 견과류들을 다양하게 즐기고 맛보는 일은 소소하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일에 있어 값진 일이다. 낱개로 포장해 냉동해 두고 몇 개씩 실온에서 자연 해동해 즐기면 바쁜 아침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현미 찹쌀가루에 콩류와 견과류, 밤, 대추 등을 넣고 버무린다. 면포를 깐 찜기에 드문드문 담아 김 오른 찜솥에 20분간 찐다. 잘 쪄진 떡을 여러 개의 덩어리로 나눈 뒤 길쭉길쭉하게 만들어 흑임자 가루를 묻히고 유리용기에 차곡차곡 쌓아 담은 후 자르면 구름 모양 가득 담긴 구름떡, 고소하고 쫄깃한 현미찹쌀영양떡이 완성된다.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이미 우리 코 끝에 와 닿아 있어 숨 쉬고 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가족들과 바쁜 삶 속에서 잊고 살았던 사랑하는 이웃들이 떠오른다면이 해가 다 지나기 전에 감사를 표현해 보자.

재료

습식 현미찹쌀가루 4컵, 밤 10개, 대추 3개, 콩 1/3컵 (서리태, 완두콩, 강낭콩 등), 견과류 1/3컵(호두, 해바라기씨, 호박씨 등), 꿀 약간, 물 약간

흑임자소

검은깨 반 컵, 꿀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검은깨와 꿀가루를 믹서에 넣고 갈아 검은깨 고물을 만들어 넓은 쟁반에 펴 놓는다.

2. 밤과 대추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콩, 견과류와 함께 꿀, 물을 넣고 약불에서 조린다.

3. 찹쌀가루에 물을 한 큰 술씩 넣어가며 물주기 한다. 손으로 뭉쳐 위로 살짝 던져 보았을 때 모양이 부서지지 않는 정도로만 보슬보슬하게 반죽한다. 

4. 물을 준 찹쌀가루에 달콤하게 졸인 밤과 콩류 견과류들을 넣고 섞는다.

5. 찜기에 김이 오르면 면포 위에 반죽을 넣어 감싸고 뚜껑을 닫고 20분간 찐다.

6. 찐 찹쌀 반죽을 여러 개의 덩어리로 나눈 뒤 길쭉하게 만들어 검은깨 고물을 묻힌다.

7. 유리용기에 차곡차곡 담고 꼭꼭 눌러준다.

8. 냉동실에서 1-2시간 굳힌 후 도마 위에 엎어 칼로 썬다.

서정아의 건강밥상 건강요리교실

문의 ssyj20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