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사람 죽였다’ 헛소문으로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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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새벽 폭도들에 의해 약탈당한 다운타운 소재 ‘디오르 골드 코스트’ 상점 내부 모습.
시카도 다운타운 지역 주민들이 약탈당한 상점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로이터>

시카고 다운타운 번화가 상점 심야 폭동·약탈사태

<속보> 지난 10일 새벽 시카고 다운타운 최대 번화가인 미시간 애비뉴에서 심야에 대규모 폭동과 약탈이 일어난 사건은 시남부에서 ‘경찰이 사람을 쏴 죽였다’는 잘못된 소문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카고 트리뷴 등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브라운 시카고시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은 순전한 범죄행위며 어떤 항의시위와도 연관되어 있지 않다”면서 “이번 사건이 9일 오후 2시30분쯤 시 남부 우범지역 잉글우드에서 발생한 총기 소지자와 경찰간의 총격에서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용의자는 총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총을 쏘며 달아나다 경찰의 대응 사격을 받고 쓰러져 인근 시카고대학 부속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용의자는 병원에서 회복중이지만 경찰이 사람을 쏴서 숨지게 했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진 것이 폭동과 약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브라운 경찰청장은 “사건 현장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잘못된 정보로 인해 분위기가 점차 과열됐다. 이후 소셜미디어에 다운타운 번화가 약탈을 계획하는 게시물들이 잇따라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에 경찰 당국은 다운타운에 400여명의 경찰관을 배치했으나 결국 이번 사태를 막지 못했다. 경찰은 오전 4시 무렵부터 상황을 제압할 수 있었으나 흩어진 사람들은 날이 밝을 때까지 곳곳에 흩어져 약탈을 자행했다. 시카고 경찰은 “당분간 오후 8시 이후 오전 6시까지 시카고 다운타운 진입이 통제된다”고 공표했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다운타운 번화가 1마일 인근에 자리한 시카고 총영사관은 “정상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병원 영사는 “한인 피해 신고 사례는 아직 없지만, 언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면서 시카고 지역 한인들과 관광객들에게 “특히 일몰 이후에는 가급적 도심 출입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수십명의 경찰관이 말을 타고 미시간 애비뉴를 오가며 삼엄한 경비를 벌이고 있고, 피해가 큰 매장과 백화점 입구는 경찰차들이 막고 있다”면서 “총영사관 문은 열려있겠지만 긴급 사안이 아니면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방문을 미뤄달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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