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풀이] 囊中之錐(낭중지추)와 毛遂自薦(모수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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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두표(시카고 문인회 회원)

낭중지추(囊中之錐)란 말은 ‘주머니 속의 송곳’이란 뜻으로 ‘인재(人才)는 위기(危機)에 빛을 발하고 그 능력(能力)을 숨기려 해도 드러나기 마련이다.’라는 뜻입니다. 또 모수자천(毛遂自薦)은 모수라는 사람이 자기 자신을 추천했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이 말이 생겨난 연유를 살펴보면 옛날 중국 조(趙)나라에 평원군(平原君)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전국시대(戰國時代)(B.C 403 – 221) 4군자(四君子)라 불리는 제(齊)나라 맹상군(孟嘗君), 위(魏)나라 신릉군(信陵君), 초(楚)나라 춘신군(春申君)이 있었으며, 조(趙)나라에는 평원군(平原君)이 있었던 때의 일입니다. 이때 강대국인 진(秦)나라가 조(趙)나라의 서울인 한단(邯鄲)을 포위하고 위협을 가하자 조나라 조정에서는 급히 초(楚)나라에 평원군을 보내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아예 합종(合從)을 맺고자 했는데, 이때 수행원을 20여명 정도 대동하고 출발하기로 하고 식객 중에 학문도 깊고 용기도 높은 자를 선발하려고 모집을 했으나 19명까지는 어렵지 않게 선발했는데 나머지 한 명을 쉽게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때 식객 중에 <모수>(毛遂)라는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추천하고 나섰는데, ‘지금 공자께선 초(楚)나라와 합종을 맺기 위해 부족한 점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제가 일행에 같이 갈 수 있겠습니까?’ 평원군은 의아해서 그를 쳐다보며, ‘당신은 내 집에 온지 몇 해나 되었소?’ ‘3년 정도 되었습니다만…’ 그러자 평원군은 ‘현명한 사람은 마치 주머니 속의 송곳(囊中之錐)과 같아서 송곳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오듯 금방 세상에 알려지는 법이라오.’ 그런데 당신은 내 집에 3년이나 계셨지만 나는 한 번도 당신을 칭찬하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었소. 그것은 곧 당신이 별 재주가 없다는 뜻이지요. 그러니 이번에는 같이 갈 수가 없소. 다음 기회를 봅시다. 모수는 지지 않고 ‘저는 오늘에야 비로소 주머니 속에 넣어 주십사고 청하는 것입니다. 제가 처음부터 주머니 속에 있었더라면 자루까지 주머니를 뚫고 밖으로 나왔을 것입니다. 그까짓 송곳 끝이 문제입니까?’ 이렇게 해서 어차피 한 명이 부족하므로 일행에 끼워주기로 했는데, 19명의 수행원들도 그를 무시하며 업신여겼습니다. 그러나 목적지 까지 가는 동안 많은 토론을 벌이며 협상에 대해 논의를 한 결과 모수의 탁월한 언변과 식견에 두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드디어 평원군은 초나라 왕과 만나 협상을 시작했는데 한나절이 지나도록 아무런 결론을 얻지 못 하고 지지 부진했습니다. 이에 이제는 모수가 나설 차례가 되었다고 모두가 이구동성 그를 떠다밀므로 그는 단숨에 회의장으로 뛰어들어 초(楚)나라 왕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가서 위협적으로 ‘합종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단 두 마디면, 결정될 일인데 지금 해가 뜰 무렵부터 시작하여 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도 결정을 내지 못하다니 이게 말이나 됩니까?’ 깜짝 놀란 왕은 ‘아니 저 사람은 누구요?’ 평원군은 ‘예, 저의 식객으로 있는 모수라는 사람입니다.’ 모수는 그의 뛰어난 언변으로 합종은 양국의 모두 이익이 된다고 강조하여 마침내 합종의 맹약(盟約)을 맺었는데, 황제와는 소나 말, 제후는 개나 돼지, 대부이하는 닭의 피를 사용했습니다. 여기서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과 모수자천(毛遂自薦) 이라는 말이 생겨났으며 19명의 일행 모두 함께 맹약을 확인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