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풀이] 결초보은(結草報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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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두표(시카고 문인회 회원)

 

우리들은 어렸을 때, 동네 아이들과, 들판에서 뛰어놀면서 친구(그때는 사실 동무)들을 골탕(?)을 먹이려고, 잔디밭의 풀을 서로 묶어놓아, 뛰어다니다가 발목이 걸려 넘어지게 하고는 좋아라고 웃으며, 재미있어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초보은(結草報恩)이란, 한자를 글자대로 풀면 ‘풀을 묶어서 은혜를 갚는다.’는 말인데 이 말이 무슨 뜻일까? 사전에는 ‘죽어 혼령(魂靈)이 되어도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음.’ 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죽어 혼령 되더라도 은혜를 갚는다고 하니 무슨 사연이 얽혀있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의 유래는 옛날 중국의 춘추시대(春秋時代) 때(B.C 770- 481년 까지 368년간) <위 무자> 라는 장수가 그에게는 젊은 첩(妾)이 있었는데, 그가 그만 병에 걸려 회복할 가망이 없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르자 아들인 <과>를 불러서 유언을 하게 되었는데, ‘내가 죽거든, 네 서모(庶母)를 개가(改嫁) 시키도록 하라.’ 그러다가 점점 병이 더욱 악화되어 정신이 오락가락 하게 되었는데 아들을 다시 불러서 ‘네 서모를 순사(殉死) 시켜라.’하고 명했습니다.

그 당시에 주인이 죽으면 그에게 딸린 하인이나 부인까지도 함께 무덤에 장사지내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과>는 아버지인 <위 무자>가 죽자 ‘맑은 정신이었을 때 내게 하신 말씀이 맞다.’고 판단하여 서모를 순사시키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개가를 시켜 잘 살게 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런 얼마 후에 제(齊) 환공(桓公)이 진(晋)나라를 침략하여 군대를 ‘보씨’에 주둔시키고 육척장신의 거구인 <두희>라는 장수가 있었는데, 힘이 장사라 감히 상대할 장수가 없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마치 성경에 나오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았습니다. 그때 한 노인이 <두희>의 발 앞 풀을 묶어, 그가 풀에 걸려 넘어지게 해서 <위 과>는 싸움도 하기 전에 쉽게 적의 장수를 사로잡아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왕으로부터 큰 상과 진급의 영예를 얻었습니다.

그날 밤 <위 과>의 꿈에 ‘나는 당신 서모의 애비 되는 사람이오. 그대가 부친의 유언을 올바른 방향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내 딸이 목숨을 유지하고 개가하여 오히려 잘 살고 있소. 나는 당신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한 것이오.’ 가진 것이 없어 물질로 도움을 줄 수는 없었지만,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귀중한 선물로 은혜를 갚은 것입니다. 즉 ‘풀을 묶어서 은혜에 보답한다.’는 말은 글자 데로만 해석하면 이해가 안되지만 이 말이 생겨난 유래를 알고 나면 쉽게 이해가 가며 어찌 보면 나에게 은혜를 베풀어 준 사람에게 잊지 않고 은혜를 갚는 방법도 꼭 재물이나 능력 밖에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손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 상대에게는 아주귀한 은혜의 보답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은혜를 잊지 않고 마음 판에 새기고 항상 감사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이라는 고사 성어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