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풀이] 吝嗇(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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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색(吝嗇)이란 말은 ‘재물을 다랍게 아낌.’ 이란 뜻으로 흔히 우리는 ‘구두쇠’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이 생겨난 것은 원래 구두쇠를 뜻하는 부정적인 말이 아니고, 긍정적인 말로 ‘곡식을 아낀다.’의 뜻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농부(農夫)를 옛날에는 색부(嗇夫)(곡식을 아끼는 사람)라고도 했습니다. 먼저 색(嗇)이란 글자는 麥(보리)와 稟(쌀 곳간을 의미)의 합자로, 보리는 하나님이 내려주신(來) 귀한 선물인데 이것을 낭비(浪費)하거나 도둑맞지 않도록 이중으로 곳간을(回) 만들어 유실(遺失)됨이 없도록

하라는 뜻의 글자입니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 하편(下篇)인 덕경(德經) 제 59장에 위정자들은 ‘색(嗇)의 정치’를 하라며 이렇게 일갈(一喝)을 합니다.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데는 색(嗇)만한 것은 없다. 오직 색(嗇)한 것을 일러 조복(朝服)(일찌감치 道에 따르는 것)이라 하고, 조복을 일러 거듭하여 덕(德)을 쌓는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색(嗇)은 다른 말로 검소(儉素)하다는 뜻이 들어 있는데, 이중으로 곳간을 만들어 유실되지 않게 보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조금씩만 내 놓고 검소하게 아낀다. 의뜻입니다. 원문(原文)을 살펴보면, ‘治人事天 莫若嗇 夫唯嗇 是謂早服 早服 謂之中積德. (치인사천 에 막약색 이니 부유색 은 시위조복 이요 조복 을 위지중적덕 이니라.) 원문에서 ‘치인사천’(治人事天)은, 인간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긴다는 뜻이고 ‘막약색’(莫若嗇)에서, ‘嗇’(색)이란 ‘儉素’(검소)하다의 뜻을 포함하고 있는데, 원래 ‘嗇’(색)이란 글자의 의미는 (1) 곡식(穀食)을 거두어 깊이 저장(貯藏)한다. (2) ‘자기의 것으로 받아드린다.’ 는 것을 원뜻으로 하는데 여기에다 더 보태어 (3)‘낭비(浪費)를 적게 한다.’ (4) ‘검소하다.’의 뜻이 있고, 더 나아가 (5) ‘물건을 다랍게 아낀다.’ (6) ‘인색(吝嗇)하다.’ 등의 나쁜 뜻으로도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옛날에는 보리(麥)가 다른 곡식이나 채소와 각종 열매와 다르게 ‘가을에 파종(播種)하여 겨울을 지나 봄에 수확을 하는 하나님이 특별히 내려주신 귀한 곡식인줄을 모르고 봄이 되면 양식이 떨어져, 초근목피(草根木皮)를 하며 어렵게 봄을 넘겨, 이를 ‘보릿고개’라고 했습니다. 노자(老子)는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데는 색(嗇)만한 것이 없다.’며, 손지우손(損之又損)(손해를 보게 되면, 더욱 손해를 보게 된다.)하는 과욕(過慾)의 철학(哲學)을 주장하고, 도(道)의 무위무욕(無爲無慾)을 인간의 궁극적(窮極的)인

이상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므로 색(嗇)을 힘써 행하는 것은 하늘을 섬기고, 도(道)에 따르는 중요한 길인 동시에 거듭하여 덕(德)을 쌓는 길이기도 하였으며, 나라를 다스리는 중요한 길이기도 합니다. 위정자들이 솔선해서 모범을 보이며 색(嗇)의 정치를 한다면, 그것은 바로 검소(儉素)를 뜻하는 것이며, 나라의 운명을 장구하게 합니다. 이것이 뿌리가 깊고 튼튼하게 박혀서 장생불사(長生不死)하는 길이 되는 것입니다. 또 인(吝)이란, ‘文’[선(線)이 교차함]과 ‘口’(입의 모양)의 합자로 실로 구멍 난 것을 꿰매듯, 낭비(浪費)를 최소한을 줄여 절약(節約)한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인색이란, 백성들로부터 거둬들인 식량(세금)을 도둑이나 벌레, 관리들이 무단 도용하지 않고 투명한 정치를, 백성들은 근검절약하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인색의 본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