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중 나는 새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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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서상규 목사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관념 속에 “새”는 어리석고 모자람의 대명사입니다. 사람들은 머리가 좀 둔하고 어리버리 한 사람을 보면 이렇게 말 합니다. “새 대가리야!” 국어사전에서도 이 관용적 표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우둔한 사람을 놀림조로 부르는 말”, [비슷한 말] “조두”. 그런데 성경에서도 새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나타납니다.하나님께 불순종한 백성들이 당하게 될 심판의 말씀 속에 새들은 그 시체를 뜯어 먹는 저주의 표현으로 등장합니다. 요한계시록에서는 악인들의 멸망을 상징적으로 ‘새들의 잔치’라고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새들은 사람들의 관념 속에서 별로 좋은 이미지가 아닙니다. 그러나 선지자 이사야는 말하기를 이 세상 모든 만물을 하나님께서 창조 하셨는데, 그 모든 것이 사람이 살도록 하기 위함(사 45:18)이라고 했으니 창조의 사역 가운데 다섯째 날 창조된 새도 분명 인간의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일 것 입니다.

1958년 중국 정부는 참새를 해로운 새로 규정하고 참새 박멸 운동을 실시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가을 걷이 이후 추수한 알곡을 참새들이 먹어 치운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몇년에 걸친 노력의 결과로 참새의 개체수가 엄청나게 줄어 들게 됩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해충의 피해였습니다. 참새의 수가 줄어든 이후 중국은 해충의 피해로 대흉년이 들게 됩니다. 이것의 심각성을 깨달은 중국 정부는 참새가 어떤 일을 하는지 조사하게 됩니다. 그 결과 참새 1마리의 해충 방제 기여도가 1년에 당시 시가 약 2만 6천원(1976년 조사 당시 기준) 반해 참새 1마리가 1년간 먹는 곡물량은 256그램 정도(1976년 당시 시가 80원)였습니다. 그러니 참새가 해충을 잡아 먹으므로 주는 이득이 곡물을 먹는 피해보다 훨씬 컸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참새가 끼치는 눈앞에 작은 손해에 눈이 어두워 참새가 주는 유익을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 이후 중국은 참새를 보호종으로 등재하게 됩니다.

탁란(托卵)에 대하여 생각해 봅시다. 새 중에 자신의 알을 자신의 둥지에 낳지 않고 다른 새의 둥지에 낳아 그 새로 하여금 자기 알을 품게 하는 새가 있습니다. 이것을 탁란이라고 합니다. 그 대표적인 새가 뻐꾸기 입니다. 뻐꾸기는 주로 뱁새로 알려진 작은 새인 ‘붉은머리오목눈이 새’의 둥지에 알을 낳습니다. 그런데 끔찍한 것은 알에서 먼저 나온 뻐꾸기 새끼는 다른 뱁새의 알을 모두 둥지밖으로 쳐내어 깨트려 버립니다. 그리고는 모든 먹이를 독차지합니다. 비록 이뻐꾸기가 아직 어린새이기는 하나 어미 뱁새보다 덩치가 몇 배는 큽니다. 그래서 자신보다 몸집이 큰 뻐꾸기 새끼를 키우기 위해 뱁새 부부는 죽도록 고생을 한다고 합니다.이런 현상을 보고 조류학자들은 비웃었습니다. “참 새들을 멍청하다. 어떻게 자기 새끼 남의 새끼도 구분을 하지 못할까?”그런데 최근의 연구에서 뱁새가 탁란을 당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탁란을 경험한 뱁새는 이후로 보통의 뱁새들이 둥지를 짓는 방식과 다르게 다른 곳에 둥지를 틉니다. 그리고 보통의 뱁새는 푸른 빛의 알을 낳는데 탁란을 경험한 뱁새는 뻐꾸기의 알과 구분되도록 갈색 빛의 알을 낳는다고 하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모습을 볼 때 뱁새는 자신이 키운 놈이 뻐꾸기 새끼인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알을 죽인 원수지만 그래도 그 뻐꾸기를 죽을 힘을 다해 키우는 그런 정신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바로 뱁새를 만드신 하나님의 품성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일을 하는 뻐꾸기는 과연 얄미운 새일까요? 아닙니다. 연구에 의하면 뻐꾸기가 탁란을 하지 않으면 뱁새의 개체수가 너무 많아져 뱁새의 먹이가 줄어들게 되고 이는 오히려 뱁새의 생존을 위협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참새, 뱁새, 그리고 뻐꾸기까지 모든 새들은 하나님이 만드신 천연계 속에서 매우 조화롭게 그리고 우리 인간들의 삶을 위하여 봉사하고 있습니다. 만약 새들이 인간들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살 수 없을 것입니다. 새들이 일하지 않는다면 푸른 초목들을 누가 관리해 줄까요? 그들은 해충을 잡아 먹고 꽃들을 수정시키고 가지 치기를 하는 하늘의 정원사들입니다. 따스한 봄 햇살 비추이는 앞 마당에서 맑은 소리로 지절거리는 새들을 보며 그들의 존재 이유가 우리의 삶을 위한 것임을 생각할 때 하늘을 나는 새들에게 우리의 생존을 위한 봉사의 정신을 넣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