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생각] ‘건강&사회복지 엑스포’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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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영 기자

 

시카고 동포사회 곳곳을 취재하다 보면 좋은 취지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만 동포사회의 관심과 참여 부족으로 인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행사를 많이 보게 된다. 현장에서 이런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아쉬움과 함께 동포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한 행사는 어떤 모습일까 늘 궁금했다.

지난 17~19일까지 열린 제1회 건강&사회복지 엑스포에서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박’이었다. 단순히 3일간 연인원 1천여명이 왔다는 사실보다 이번 엑스포가 다양한 시카고동포사회 구성원들이 참여해 함께 만든 행사였다는 것이 더욱 주목할 만 했다. 행사의 자원봉사자는 200여명에 달했는데, 이 중 30여명은 주최측인 재림교회와 관계없는 순수 자원봉사자였다. 사흘동안 행사장 곳곳에서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봉사한 이들은 이번 행사의 숨은 주역이었다.

특히 가장 인기가 많았던 발 마시지 코너에는 재림교회 성도뿐 아니라 가톨릭, 감리교, 장로교 성도들도 참여해 이민생활에 지친 동포들의 발을 어루만져주었고, 사회복지 관련 부스에는 한울종합복지관 관계자들이 다양한 정보와 상담을 제공했으며 한인간호사협회에서도 자원봉사를 했다. 비록 이들의 숫자는 총 자원봉사자의 15퍼센트에 그쳤지만 주최측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봉사자라는 점에서 돋보였을 뿐 아니라 이번 행사가 시카고동포들이 함께 만든 행사임을 보여줬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앞으로 시카고한인사회에서 동포들이 적극 참가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는 행사가 좀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주최와 후원단체들만이 참여해 단발성으로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시카고동포사회가 함께 만드는 우리 모두의 행사말이다. 이번 건강엑스포를 계기로 많은 행사에서 시카고한인사회 결집력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