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생각] 매년 100주년 같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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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다은 취재부 차장

최근 한달간 시카고 한인사회에서는 만세삼창을 부를 일이 많았다. 3.1절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한인커뮤니티 곳곳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대한독립 항일독립운동의 기지 북간도 명동촌 역사 사진전’, ‘국악 한마당’, ‘역사 동영상 공모전’, ‘3.1절 100주년 기념식 및 기념 감사예배’, ‘서밋 & 갈라’, ‘기념 음악회’ 등 다양하고도 뜻깊은 행사들이 연이어졌다. 이밖에도 각 한국학교들은 역사캠프 등으로 삼일절을 교육하고 기념했다.

이러한 행사들이 열릴 때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시카고 동포들이 적극 참석해 행사를 빛내는 고무적인 분위기도 이어졌다. 시카고 기관, 단체들이 마련한 삼일절 100주년 관련 행사에 참석한 누적 한인들은 1,6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으며 100여명의 한인 청소년들이 봉사자로 참여했다. 시카고도 다른 곳 못지않게 애국지사들이 많이 활동한 지역으로 임시정부 재정 후원, 학생운동 지원 등 독립을 위해 큰 몫을 했다. 이런 선조들의 후손인 시카고 동포들이기에 이번 100주년 기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또한 선조들의 기개를 마음속에 새겼으리라···

3.1절 100주년을 맞아 시카고에서 펼쳐진 다양하고도 의미있는 행사들을 취재하면서 이같은 행사들이 100주년이 아닌 평상시에도 많이 열렸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봤다. 50주년, 100주년 등 크게 기념할 만한 해에만 규모도 크고 다양한 축하행사를 하고 그렇지 않은 해에는 달랑 기념식 하나만 하는 세태가 과연 옳은 것인지. 그렇다면 시카고에서 올해처럼 많은 행사가 열릴 수 있는 것은 150주년인 2069년이 돼야 가능한 건가?

물론 규모도 있고 다양한 행사를 하려면 비용도 그만큼 든다. 하지만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간 한인이민사회에서 후세대에게 한민족의 얼을 전수할 수 있는 역사적인 행사중에 3.1절과 광복절 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본다. 따라서 비용이 좀 들더라도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 이 두 기념일 관련 행사만큼은 매년 전세대가 참여할 수 있도록 다채롭게 치러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4·5·6세대 코리안 아메리칸들이 만세삼창을 부르는 모습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