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은 자가 얻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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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며칠전에 어느 신문의 칼럼을 읽었다. 노인에 대한 칼럼인데,  칼럼 말미에 “ 너도 늙는다.” 로 끝을 맺는다.  늙은이들은 늙은이데로 앎의 축적이 젊은이 보담 많이 가지고 있다. 허나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이 빠른 시대변화에 맞지 않은 것도 있지만, 방식이 달라진 것도 많다. 15년전만 해도 Power Point 를 만들어서 내가 속한 team 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하면 항상 잘 했다는 소릴 들었다.  세월이 흐른 지금에서는 그 당시 하던 것의 90% 정도는 다 잊어 버린 듯 하다.

거의 모든 늙은이들은 전에 사용 했던 유물(?)들이 한 두개 정도는 있다.  유물의 다른 의미를 굳이 찾자면, 잊혀진 존재와 어딘가에 버려진 존재 가치를 의미한다.   호주에서 만든 “ 유물의 저주 “ 란 ( 원제는 Relic )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노인 문제를 다른 어둠 침침한 영화인데,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다룬 영화로 보였다.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것은 우리 모든 늙은이들의 미래였다.  치매에 걸린다면 나에게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내 스스로가 치매를 인정 하게 되나 ?. 가족이 나를 돌본다고 할 때,  순순히 응할수 있을가?.  만약에 내가 나를 안다면 치매환자 요양원으로 가는게 좋지 않을까?. 여러가지 결론을 생각 해 둬야 할 때이다.

알츠하이머란 병도 있다.  선배 하나가 의사로서 미국 땅에 오래 살아 왔지만 비참한 말로를 보고는 마음이 착잡한 경험을 했다.  의사로 많은 부를 축적해 놓고는 한국인 부인과 이혼을 하고는 같이 일을 하던 백인 간호사와 눈이 맞아 재혼을 했다. 그런데 재혼 한지 3년 후 부터 건망증이 생기기 시작을 하던 선배는 알츠하이머란 병을 갖게 되었다. 이 병의 특징은 최근 것은 다 잊게 되고, 오래 전 것만 기억을 하게 되는 특수한 병이 란다. 문제는 영어를 잘 하던 이 전직 의사는 한국말만 하게 되고, 재혼한 백인 부인은 말이 안통하니 남편을 요양원에 넣고는 전 재산을 가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늙으면 접근해 오는 많은 병균(病菌)들이 있다.  방어 할 틈을 주지 않고 노인병은 공격을 해 온다.  기억하기를 원한다고   기억 되는 것도 아니고, 소소한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살아야지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의지로 선택하고, 의지로 행동 할 수가 없게 되는게 노년에만 나타나는 적군(敵軍)이다.

생명체의 본성이란 것은 태어나서 죽음까지는 이미 예정된 일정이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조금 빨리 오고, 어느 누군가에는 조금 늦게 오는 차이 뿐이다.  죽음이란 걸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은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나이 먹었다 함은 끊임없이 쇠락의 길로 가고 있음이다.  그렇다고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라는 의미는 아니다.

노인이 될수록 가족의 중요성을  전보다 더 인식을 해야 한다. 노인에게 있어서 가장 악랄한 병인 치매나 알츠하이머가 온다면 어찌 대응을 해야 할까.  아직까지는 세가지 방법이 가장 안전한 것 같다. 첫째는 가족들이나 지인들과 정서적인 친분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여기엔 사랑, 보은, 연민, 보상이란게 있다. 두번째는 규범적인 부양이다. 이는 책임과 존경에서 생기는 거다.  마즈막으로 신념적인 부양동기라는게 있다.  가족화합, 가족유지, 희생, 또는 종교적인 신념으로 보호를 받을 수가 있다. 노년이 되면 이상 세가지 범주 안에 자신의 위치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  이것이 없다면 늙어서 고생하고 추하게 보이는 것은 뻔한 일이다.

깨닫는다는 것이 종교적인 깨달음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체로서 꺼저가는 순간을 준비함을 의미한다.  자신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마음 가짐을 일컫는 말이다.  헛 된 생각을 하지 않고,  자신의 뜻에 의하여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고자 하는자가 깨달은 자 일 것 같다.  탈무드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은 모든 사람으로부터 배울수 있는 사람이고, 남을 칭찬하는 사람이고,  감정을 조절할수있는 사람 “ 이라고  했다.  깨닫는다는 것은 현명한 자가 노년에 얻게 되는 결과물임을 잊지 말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