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백두산 천지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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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들어 보이고 있다.
남북 정상이 20일 백두산 천지에 올랐다.
18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천지에 도착했다.
공군 1호기 대신 물품 수송을 위해 북한에 들어가 있는 공군 2호기를 타고 오전 7시 27분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을 떠난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오전 8시 20분께 삼지연공항에 내렸다. 삼지연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는 문 대통령 부부를 반갑게 맞이했다. 군악대와 의장대, 시민들이 10분간 환영식을 했다. 자동차를 타고 공항을 떠난 남북 정상 부부는 정상인 장군봉까지 향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가 같은 차에 탔는지는 알 수 없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장군봉을 본 남북 정상은 백두산행 열차가 오가는 간이역인 향도역에 잠시 들렀다가 오전 10시 10분 케이블카를 타고 10시 20분께 마침내 천지에 발을 디뎠다.
남북 정상 부부는 천지 주변을 산책했고 여기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도 동행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애초 장군봉까지 갈 계획을 정해놓고 천지 방문 여부는 날씨를 보고 결정할 계획이었는데 기상이 나쁘지 않아 천지까지 들른 것으로 보인다.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여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남북 정상 내외가 민족의 영산으로 평가받는 백두산 천지를 동반 산책한 것은 4·27 회담 때 도보다리 대화와 마찬가지로 큰 상징성을 띤 역사의 명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오전 6시 39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떠났다.
양복 정장 차림의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벤츠 차량을 타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이른 아침인데도 북한 주민들이 연도에 늘어서 꽃술과 한반도기, 인공기를 흔들고 “조국통일”을 외치며 환송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공항으로 이동하는 내내 창문 밖으로 손을 흔들며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를 했다.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공항에서도 평양 시민들의 환송을 받았으며, 김영남 북한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일렬로 대기 중이던 북측 수행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이번 백두산 동반 방문은 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한 뒤 김 위원장이 제안한 것으로,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서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문 대통령 방북에 동행한 공식수행원은 대통령과 같은 공군 2호기를, 특별수행원은 고려항공 민항기를 각각 타고 백두산에 함께 갔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 등반을 마치면 공식수행원과 삼지연 공항에서 공군 2호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온다. 특별수행원 및 일반수행원은 평양으로 이동해 순안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귀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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