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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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판문역에서 열린 '동•서해선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왼쪽부터),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 등 참석자들이 도로 표지판 제막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6일 개성 판문역서 남북한 인사 200명 참석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은 10년간 중단되어온 남북간 ‘혈맥 잇기’ 사업이 재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 철도공동체의 출발점이다.

26일 오전 북측 지역에 있는 개성 판문역에서는 남북의 주요 인사를 모두 합쳐 약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열렸다. 남북 정상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연내 착공식 개최’ 약속을 지킨 것이다. 두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서는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남북은 지난 8월부터 경의선·동해선의 철도와 도로 북측 구간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를 벌였고 공동조사는 현재 동해선 도로만 남았다.

공동조사가 다 끝나지 않았는데도 남북이 착공식 개최를 서두른 건 그만큼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이 남북 경제협력의 첫 단추로서 가지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08년 11월 남쪽 화물열차가 북측 철도 구간인 판문역을 마지막으로 달린 지 10년 만에 남북 철도연결 사업이 재개된다는 의의가 있다. 북측 철도는 경의선과 동해선 모두 노후화가 심각해 열차가 낼 수 있는 속도가 시속 약 30㎞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현대화가 시급하고 동해선의 경우 남측 강릉∼제진 구간은 아예 끊겨있어 연결도 해야 한다. 사실 이번 착공식은 환동해권과 환서해권, 남북 접경지역 등 3대 벨트를 중심으로 한반도를 ‘하나의 시장’을 만든다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일환이다. 정부는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을 통해 환서해·환동해 경제 벨트 형성을 촉진, 남북경제협력을 남쪽의 성장동력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착공식 참석을 위해 탑승한 열차 안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환담하며 “EU(유럽연합) 국가들이 (철도에) 관심이 많다. 중국, 일본에 물동량이 많다”고 말했다. 남북 철도연결이 이뤄지면 대륙으로 가는 물동량을 확보해 동북아시아의 물류 중심 국가로 부상하고, 이를 금융 등과 연계해 ‘허브 국가’로 이어갈 것이라는 구상인 셈이다. 여기에는 경제협력을 통해 남북관계를 단단히 묶어내고 북측에 경제 발전을 약속함으로써 비핵화를 촉진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나아가 착공식에는 남북간에 이어진 철도를 중국, 러시아, 몽골 등 동아시아로 확장해 ‘분단의 땅’인 한반도를 ‘동북아 경제 공동체’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문 대통령의 청사진이 담겨있다. 남북이 끊어진 철길을 이어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완성하면 북한을 통해 대륙을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의 실크로드’가 현실화한다. 문 대통령은 이 점에 주목하면서 후보 시절부터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에 평화경제협력공동체를 형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으며, 이를 ‘동아시아철도공동체’ 제안으로 구체화했다.

문 대통령의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은 그동안 가입에 반대해온 북한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한국이 올해 6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으로 가입함으로써 그 기반이 마련됐다. OSJD는 유라시아 대륙의 철도 운영국 협의체로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28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몽골종단철도(TMGR) 등 유라시아 횡단철도가 지나는 모든 국가가 회원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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