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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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나이가 들어가면서 감정 표현이 자유로운 노인들도 많이 있다.  또한 지혜와 분별력이 뛰어난 노인들도 많다. 그래서 노년에 듣기 좋은 다른 표현이 있다.  아프리카 속담 인데,  “ 노인 한명이 사라지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진다.” 라는 거다. 언제 어느 때 어느 나라에서 생겨난 속담인지는 몰라도 노인의 품격을 가장 높이 평가하는 말이라 생각이 된다.

국어사전에 보면, 품격(品格)은 사람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이라고 나와 있다.  캠브리지 사전이나,, 웹스터 사전에 나타난 품격(dignity)은 조용하고 진지하고 절제된 행동을 해서, 언어에서부터 진지함으로 사람들의 존경을 유발하는 성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나이가 들어 가니 알게 되는게 있다.  자신도 모르게 품격을 잃어 간다는 것이다.  아주 조금씩 눈에 띄지 않게 신체에 밀려 오는 것이 쇠약(衰弱)이다.  이것과 동반해서 오는 것이 몸의 체취도 달라진다.  자신도 모르게 말을 반복하고, 안들리니까 목소리도 커진다. 호르몬의 변화로 몸은 점점 게을러 진다.  겨우 겨우 컴퓨터를 익혔더니만,  이제는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주변의 모든 것이 키오스크(KIOSK)화 되어 가는데 노인들은 여기서 철저히 소외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빠른 시대 변화에는 적응을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 저것을 다 이해를 해도 끝내 이해치 않고 버티는 것이 있다.  누군가가 자기에게 주는 피드백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여기서 부터 노인들은 육체적인 품격과 정신적인 품격을 둘 다 잃어 버리게 되는 것이다.  나이든 사람에게 딱 맞는 말은 신독 (愼獨) 이란 거다. 혼자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남이 없어야 하고 몸가짐을 바로 하고 언행에 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각자가 가지고 있는 몸이 건강해야 한다.  노년의 건강함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품이 된다.  타인으로 부터 존경 받는 노인은 성찰을 통해 자신을 다듬어 간다는 것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9988234가 유행을 했었는데, 이제 이 마저 고전에 속하는 듯 하다. 여기서 파생된 신조어가 있다. 저주 받고 사는 인생을 8899라고 한다던가?  88세까지 구질구질하게 산다는 거다. 세계보건기구에서 매년 조사하여  발표하는 통계수치가 있다. 인간 수명이 늘어 나는 것도 사실이고, 나이들어 병마와 싸워야 하는 기간도 길어진다는 것이다.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 보담은 구질구질하게 사는 사람들이 늘어 난다는 것이다. 노년사고(老年四苦)라는게 있다.  첫째가 병고(病苦)이다. 이는 늙는다는 것보다 더 고통을 가져다 준다. 둘째가 빈고(貧苦)이다. 가난한 노인은 더욱 고통스러워진다. 셋째가 고독고(孤獨苦)다. 외롭고 쓸쓸한 고통이 밀려온다. 네째가 무위고(無爲苦)다. 기나긴 시간을 할일 없이 보낸다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것은 당해 본 사람만이 이해를 하게 되는 것이다. 보통 나이든 분들에게 이런 것이 온다고 알려 주면 자기는 아니란다. 그런데 많이 배운자거나, 못 배운자거나, 또는 돈 많은자나, 가난한자 거나, 그 누구를 막론하고 이 중에 하나는 골라 잡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늙어서야 “ 나는 아무 쓸모 없는 존재다.” 라는 독백을 하며 생을 마감한다고 누군가가 말을 했다. 그러나 내일 생을 마감한다 해도 내일은 좋아질 거라는 희망을 갖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