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별 규제완화 기대 속 실질 정상화는 ‘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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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5월에는 경제활동이 재개될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미 전국적으로 상황이 달라 쉽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AP]

일부 주 이번 주부터 일부 사업장 재개
주마다 감염상황 달라 시간표 짜기 애로

지금 미국인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미국의 정상화는 언제쯤 가능할까”이다. 이제 코로나 비상사태로 미국인들의 발이 묶인 지가 한 달여 넘어가면서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언제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지 소식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정상화를 꾀하고 있지만 각주 마다 상황이 달라 일괄적으로 언제라고 예상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대선의식 트럼프, 5월 조기정상화 꾀했지만 현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경제 정상화 방안을 담은 3단계 지침을 발표했지만 애초 염두에 둔 5월1일 정상화 목표는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는 외신들의 평가가 17일 나왔다. 코로나19 확산 억제 상황에 따라 개인과 기업 등이 단계별로 정상화하는 지침을 제시하면서도 50개 주에 대한 일률적·강제적 적용이 아니라 판단은 개별 주지사가 결정할 몫이라며 공을 넘겼기 때문이다. 완화 시기와 정도, 실행 방식은 주 정부의 몫이 된 것이다. 주별로 천차만별인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안하면 일부 주에선 5월 중 부분 정상화가 가능하겠지만 미국인 대다수의 일상생활 복귀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또한 지침상 주별 발병 건수 등이 2주간 하향 곡선을 그리면 1단계, 4주간 지속하면 2단계, 6주간 지속 시 3단계로 넘어갈 수 있어 현재 별다른 문제가 없는 주라고 해도 3단계까지 가려면 일정한 기간이 소요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기자회견에서 29개 주가 상대적으로 빨리 정상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시한 가운데 실제로 노스다코타, 오하이오, 테네시를 포함한 일부 주는 이르면 다음 달 1일부터 경제활동을 부분적으로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 억제 노력과 함께 일상생활 정상화를 준비하기 위한 주 정부 간 연대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뉴욕, 뉴저지, 펜실베이나 등 동부 7개 주가 경제 정상화를 위한 실무그룹을 꾸리기로 합의하고,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등 서부 3개 주도 공동의 접근을 취하기로 했다.

■몇몇 주에서 이번 주부터 코로나19 규제 해제 시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18일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바이러스가 정점을 지났다는 다수의 긍정적인 징후를 계속 보고 있다”면서 이번 주부터 일부 주가 확산 억제를 위해 취했던 규제를 해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주와 버몬트주가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예방 조치를 여전히 준수하면서 일부 사업장 영업을 20일 재개할 것이며 몬태나주는 24일부터 규제를 해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활동 재개와 관련, 3단계 정상화 방안을 담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지침을 지난 16일 발표했으며 구체적인 적용과 시행은 주지사들이 결정하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에 해당하진 않더라도 기존에 적용한 엄격한 규제를 조금씩 완화하는 주들도 나오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듀벌 카운티에 있는 해변은 일정한 제한을 조건으로 재개장된다. 가장 엄격한 자택대피령을 내린 미시간주도 5월 1일부터 일부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위스콘신 역시 일정한 제약 아래 골프장을 개장하고 마스크 재료를 파는 가게도 도로변 판매를 조건으로 영업 허용을 진행하고 있다. 알래스카주는 20일부터 주민들이 정기적 검진이나 물리치료 등 일부 긴급하지 않은 의사 진료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공영라디오 NPR은 워싱턴DC를 포함해 미국에서 환자 수가 가장 적은 20개 주의 인구를 합쳐도 전체의 11%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실질적 정상화가 이뤄지려면 인구가 많고 환자 수도 많은 주의 정상화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지침을 적용하려면 주 정부 차원의 검사 수 확대와 의료시설 확대 등 요건이 갖춰져야 하지만 아직도 이런 능력을 갖추지 못한 주가 적지 않다는 점도 장애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다코타, 몬태나, 와이오밍, 하와이 주를 조기 정상화가 가능한 주로 예시했지만 이들 주 역시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 블룸버그는 노스다코타와 와이오밍의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어 연방 지침을 충족하지 못했고, 하와이주 대변인도 아직 연방 기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5월 중순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6월 말께 주의회를 재가동하고 기업도 문을 열 것을 제안했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4월 30일까지 적용한다고 했지만 이미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 등 12개 주 이상은 이미 자택 대피령을 이 시점 이후로 연장한 상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밖에 17개 주가 4월30일까지 자택 대피령을 발령한 상태지만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 봤다. NPR은 “선거운동 같은 ‘미국 재개’라는 브리핑의 희망적 제목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압도적 다수에게는 매우 긴 길이 앞에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경제 정상화가 언제 본격적으로 시작될지 시간표는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주지사들이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미국인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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