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불복’해도 당락은 불변

665

2000년 부시-고어, 2016년 클린턴 투표 재검표
■역대 사례로 본 결과

이번 대선에서 패색이 완연해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이 잇따라 재검표와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선거 불복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에도 간혹 시비가 붙은 적이 있었지만 당락이 뒤바뀌진 않았다.

미 대선 역사상 가장 유명한 혼란 사례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앨 고어 전 부통령이 맞붙은 2000년 대선이다. 그 해 11월7일 치러진 대선의 핵심 경합주는 플로리다였다. 선거 당일 오후 10시를 전후해 플로리다가 고어 우세에서 경합 지역으로, 이튿날 오전 2시30분엔 부시 우세 지역으로 판정되면서 각 방송사는 부시의 당선을 선언했다. 고어 역시 부시에게 “결과에 승복한다”는 전화를 걸어 승부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잡음은 개표 마무리 단계에 터져 나왔다. 후보간 격차가 0.05%포인트 안으로 들어오자 플로리다주 법 규정에 의거해 자동 재검표에 들어갔고, 이곳의 결과가 뒤집히면 대선 승자도 바뀌는 상황이 돼버렸다. 급기야 고어 측은 결과 승복을 철회했다. 표차는 불과 1,784표였다. 연방 대법원이 재검표 중단을 결정하기까지 한 달여가 소요됐고 최종 표차는 530여표, 부시의 승리였다.

그 이전 1960년 대선에서도 선거 부정 논란이 있었다. 당시 리처드 닉슨 후보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에게 12만여표 차로 패배했는데, 일리노이와 텍사스에서 부정선거 논란이 빚어졌고 닉슨 측 인사들이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닉슨 전 대통령은 결과에 승복하고 케네디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깨끗이 물러났다.

2016년 대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주인공이 됐다. 클린턴 후보는 유권자 투표에서는 이겼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다 잡은 대권을 놓쳤다. 그는 “고통이 오래 갈 것 같다”는 내용의 패배 연설을 했다.

하지만 클린턴 측은 재검표 운동 초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참여로 돌아섰다. 물론 승자는 달라지지 않았다.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