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불공정···집안·재력에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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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입시 비리 사건에 연루된 TV스타 펠리시티 허프먼(우)이 4월 3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연방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AP·시카고대 여론조사서 미국민의 40%가 답변

미국이 초대형 대학입시 비리 스캔들로 홍역을 치른 가운데 미국민 10명 중 4명이 대학입시가 집안과 재력에 치우쳐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와 공동으로 대학입시와 관련해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대리시험과 뒷돈으로 자녀를 명문대에 부정 입학시킨 부유층 학부모 33명이 기소된 이후인 지난달 3월 28일부터 4월 1일, 그리고 4월 11일부터 14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각각 미전역 성인 총 2천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대학입시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와 그렇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약 40%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또 응답자 10명 중 거의 4명이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집안’을 중시한다고 답했다. 대학에서 지원자의 가문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내 같은 대학 출신 동문이 있는지에 높은 비중을 둔다는 것이다. 반면 기부금 제공 여부 등 ‘집안’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11%에 그쳤다.

마크 스클라로 전미교육컨설턴트협회(IECA)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스캔들로 입시에 대한 불신이 커졌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소 다른 결과라며 “시민들은 이미 대입 제도가 공정하지 않거나 최소한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20대 대학생도 이번 대입 스캔들로 대학입시는 모두 돈 문제라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모든 대학은 재능이나 자질이 뛰어난 학생보다 등록금을 낼 수 있는 학생을 원한다”면서 “결국 학생의 부모가 학교에 기부금을 내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고등학교 성적, 대입학력시험 SAT·ACT 등 표준화한 학업 성취도 검사, 과외활동은 대학과 시민 모두에게 중요한 입시 평가 요소로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에 따라서 SAT·ACT에 대한 시각차도 드러났다. 50대와 그 이상 연령대에서는 전체 4분의 3이 대입 시험 점수를 중요한 요소로 봤으나, 30대 미만에서는 그 비율이 절반에 그쳤다. 스클라로 CEO는 젊은 세대일수록 시험을 부유한 백인 학생에게 유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민들이 SAT·ACT 시험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높은 연령대에서는 이들 시험이 공정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이제 시험에도 편견이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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