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옹호지도자 교육 참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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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전국 성폭력 방지 및 인식의 달’ 기고 (3)

동료옹호지도자 교육 참가 후기

심미정(시카고)

 

<올 2~3월 진행되었던 여성핫라인의 ‘Peer Advocate Leadership’(동료옹호지도자) 교육 참가자들은 가정폭력/성폭력에 대하여 교육 받은 내용을 자신의 지인에게 꾸준히 전달하였습니다. 이 ‘전달 강의’를 받으신 심미정님의 교육 후기를 4월 성폭력 방지 및 인식의 날 기고, 그 세번째 이야기로 공유합니다.>

‘폭력’이란 단어는 나와는 상관없는 거리가 먼 단어이고, 외면하고 싶은 단어였습니다. 가정폭력, 성폭력, 데이트폭력이란 언론에서나 들어 봄 직한 이야기로 치부해 버리고 싶었습니다. 물론, 관심을 두고 지켜보아야 하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이기는 하나 마음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크게 생각해 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여성핫라인 (KAN-WIN)이라는 단체와 프로그램에 대해 듣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전달강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가정폭력에 대한 강의를 전달받으며 가정 폭력에 노출된 이민 여성들이 겪게 되는 언어적 문제, 문화 차이에서 오는 갈등, 미국법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고 믿지 못하는 상황들에 둘러 쌓여 한국에서의 사례보다 더욱 큰 어려움에 대하여 깊이 공감했습니다. 이보다 더 많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겠지만, 위의 몇 가지 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그래서 현실의 벽에 부딪힌 가정폭력에 노출된 이민 여성들이 택하는 길은 ‘나 하나만 참으면 된다’ 이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내 주변에 가정 폭력에 노출된 분께서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나는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첫 번째, 제일 중요한 것은 경청해 주는 것입니다. 도움을 요청하신 분의 감정을 인정해 주고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어야 합니다. 내가 판단하여 “둘이 싸웠으면 둘 다 잘못 아닌가요?” 양쪽 얘기를 들어 봐야 하지 않을까요?” 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면 어렵게 도움을 요청한 상대방의 마음이 다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안전에 대한 계획입니다. 도움을 요청한 분이 원하는 안전계획이 무엇인지 물어봅니다. 이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 지. 세 번째, 정보를 제공해 줍니다. 여성 핫라인과 시카고 가정폭력 헬프라인에 대해 이야기 해주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은 소문이 퍼트려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해 주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상대방은 자신의 제일 큰 비밀을 나에게 말한 것 일지 모르는데 그것이 소문으로 퍼지게 되면 더욱 더 큰 상처를 받을 뿐 아니라, 직접적인 위험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폭력에 노출되었을 때 아무 정보도 알지 못했다면 어렵게 손 내민 분의 손길에 감정동의 밖에 도움을 주지 못했을 텐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여러 정보를 줄 수 있게 되어 여성핫라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아동학대에 관한 정보를 배웠습니다. 아동학대에 대한 내용이 나오면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의 감정이 이입되어 마음이 아주 불편해지고, 분노로 들끓게 됩니다. 아동학대란 무엇일까요? 아동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발달을 해치거나 위험하게 하는 모든 행동을 말합니다. 아동학대의 종류와 증상에는 신체적 학대, 감정적 학대, 방임, 성적 학대가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신체적 학대의 경우 주변에서 신고하여 외부에 알려지는 경우가 많으나, 성적, 감정적 학대나 방임의 경우는 쉽게 드러나지 않아 오랜 시간 고통을 그대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주변에 우리 아이 친구가 학대 사실에 대해 나에게 이야기 한다면 나는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우선 그 아이가 안전하다고 느끼게 해주고 아동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해 줘야 합니다.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지지해 주고, 비난하지 않아야 합니다. 나는 조사관이나 수사관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여성핫라인 프로그램을 통해서 내가 피해자들의 문제에 대해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 죄책감때문에 외면하려 했던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강의를 전달해 준 지인과 앞으로 우리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이 저에게 전달강의를 해 준 지인처럼만 성실하고 진지하게 내용전달에 임해 준다면 전달강의(시스템)은 매우 큰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봅니다. 고맙습니다.(문의: 773-583-0880/여성핫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