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요격’ 실험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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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방부, 북한·이란 등의 ICBM 대응 목적

미 국방부가 북한이나 이란 등 적대국으로부터 날아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겨냥한 ‘동시다발 요격'(salvo intercept) 실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AP통신과 미국의 국방 전문 디펜스뉴스닷컴(defensenews.com)은 미사일방어청(MDA)이 25일 태평양 상공에서 이뤄진 실험의 결과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이번 실험은 몇초 간격으로 쏴 올려진 2기의 지상발사요격미사일(GBI)이 날아오는 ICBM 목표물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것으로써, 2017년 5월 성공한 단발 요격 실험과는 차별되는 것이다.

이번 실험에서 먼저 발사된 GBI가 목표물로 설정된 탄도미사일을 궤도상에서 1차로 타격하고 난 뒤 두 번째 발사된 GBI는 잔해와 파편을 분석해 치명적인 요소를 파악, 이를 재가격했다. GBI는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의 지하 격납 시설에서 발사됐고, 목표 탄도미사일은 이와 6천400km떨어진 마셜제도 콰절린 환초의 육군 레이건 시험장에서 쏘아 올려졌다.

새뮤얼 그리브스 MDA 청장은 “이번 건은 위협적인 ICBM 목표물을 대상으로 하는 최초의 동시다발 요격 실험으로서, 결정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고안한 대로 완벽하게 실행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의 비영리 과학자단체인 참여과학자모임(USC)의 로라 그레고는 “극비리에 진행된 이번 실험의 수준이 얼마나 높게 세팅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과연 얼마나 실제적이었을까?”라며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다. 동시다발 요격은 실전 상황에서 교란 장치를 이용함으로써 위치를 파악하거나 타격하기 어렵게 만드는 탄도미사일에 대한 명중률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핵탄두를 장착하고 초당 6.4km의 속도로 날아가는 ICBM급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그만큼 개발이 어렵고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미국 본토를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시스템은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스타워즈'(Star Wars) 프로그램때 처음 시작돼 지난 수십년간 3천억달러의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투입한 예산에 비교해 결과가 변변찮게 나오는 가운데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 기지에 배치된 요격미사일을 늘리는 한편 미사일 발사 직전 이를 무력화하는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이라는 프로그램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오바마 2기 행정부가 북한을 겨냥한 프로그램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날아오는 핵탄두 미사일을 요격하는 체제는 오바마에 앞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른바 ‘총알로 총알을 맞추는 시스템'(a bullet-on-bullet system)으로 명명하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999년 이후 17차례에 걸쳐 미사일 요격 실험을 시행하면서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5월에는 처음으로 ICBM급을 요격하는 실험에 성공했으나, ICBM을 동시다발로 요격한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미국 본토의 서부까지 다다를 수 있는 ‘화성-14형’ 등 ICBM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간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핵실험을 포함한 ICBM 발사 실험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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