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돈의 힘’ 발휘될까···’최고갑부 공직자’ 재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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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 프리츠커 주지사<시카고 트리뷴>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2018년 ‘개인 최다’ 2천억원 지출
팬데믹 대응 업적으로 앞세워···민주·공화 엇갈린 반응

‘미국 최고 갑부 공직자’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가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19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3분 분량의 동영상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부터 백신 보급 이후까지 대응 과정을 소개하며 재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동영상에서 “4년 전 처음 주지사 선거에 나섰을 때 팬데믹 상황을 진두지휘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해야 할 일들이 많았고, 우리는 함께 이뤄냈다.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아직 많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어 “팬데믹을 다루며 모든 결정을 다 올바로 내리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과정은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 ‘과학’에 따랐던 것”이라며 자택 대피 행정명령 연장, 초대형 코로나19 야전병원 설치 후 조기 철거 등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프리츠커는 “팬데믹 초기, 워싱턴은 과학을 등한시했지만 일리노이는 위험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고 적극적인 대처에 나섰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주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낸 대런 베일리 주상원의원 등 공화당 소속 후보를 겨냥했다.

베일리 의원은 “일리노이주 비상관리법에 의거, 주지사는 최대 30일까지만 자택대피령을 내릴 수 있다. 의회와 주민 동의 없이 두 차례나 연장한 것은 월권행위”라며 주지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승소한 바 있다.

돈 트레이시 일리노이 공화당 위원장은 “프리츠커는 팬데믹 대응에 실패했고, 비전도 리더십도 없다. 또 그의 급진적인 의제는 오는 선거에서 유권자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팬데믹을 거치며 일리노이주 재정은 외려 개선됐다. 연방정부의 재난구호·경기부양 기금이 경제 활동을 촉진, 예상보다 많은 세수를 올렸기 때문이라고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덕분에 일리노이주는 연방준비제도(Fed) 대출금 20억 달러 이상을 미리 상환할 수 있게 됐고, 이로 인해 ‘만년 최하위’인 채권 신용등급이 20여 년 만에 처음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

프리츠커 재임 기간 일리노이주는 ‘2025년 최저임금 15달러 보장’ 입법안을 통과시켰고, 미국 50개 주 중 처음으로 현금 보석 제도를 완전히 철폐하는 법안도 승인했다.

그러나 주지사 캠페인 당시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누진적 소득세 도입 계획이 주민 투표로 무산되고, 일리노이 민주당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도 지원 사격이 불발되는 등 당 지도부의 신임을 얻는 데 실패, 그의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을 들었다.

호텔 체인 ‘하얏트’를 소유한 부호 가문 출신 프리츠커 주지사의 포브스 추정 순자산은 35억 달러(약 4조1천억 원). 그는 미국 공직자 재산 순위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프리츠커에 이은 2위는 짐 저스티스 버지니아 주지사(70·공화·12억 달러)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2018년 ‘미국 선거 사상 최다 개인 자금 투입’ 기록인 1억7천100만 달러(약 2천억 원)를 선거전에 쏟아붓고 당선됐다.

그는 지난 3월 선거 캠페인 계좌에 본인 돈 3천500만 달러(약 410억 원)를 넣으며 재선 출마 뜻을 드러냈으나 공식 발표는 미뤄왔다.

시카고 트리뷴은 “정치보다는 팬데믹 대처와 주민 관리에 더 신경 쓰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해석했다.

2022 일리노이 예비선거는 내년 6월 28일 열린다. 원래 3월 15일 예정이었으나, 주의회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늦춰진 2020 인구총조사 결과가 나온 후 선거를 진행하겠다며 일정을 미뤘다.

프리츠커는 재선 도전에서도 흑인 줄리아나 스트랜튼 현 부주지사(55)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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