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바로 써라’ 요구했다가 시비, 한인운영 마켓 직원 고객총에 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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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인근 지역 30대 백인 전과자 범행, 경비원도 부상 입어

코로나19 확산세 급감과 백신접종 확대로 관련 규제가 느슨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인이 경영하는 대형 수퍼마켓의 매장에서 마스크 시비 끝에 백인 남성 고객이 직원과 보안요원들에게 총격을 가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조지아주 수사국(GBI)과 디캡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1시께 애틀랜타 도심에서 남동쪽으로 8마일 정도 떨어진 디케이터 지역에 위치한 ‘빅베어 수퍼마켓’에서 총격이 일어나 마켓 캐시어로 일하던 흑인 여성 직원 라퀴타 윌리스(41)가 총상을 입고 숨지고 마켓 보안요원이 용의자와의 총격전 끝에 부상을 당했다.

사건이 발생한 수퍼마켓은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 잘 알려진 김백규 전 한인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매장으로, 사건의 발단은 마스크 착용 문제였다.

디캡카운티는 여전히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마스크를 턱에만 걸친 30세 백인 남성 빅터 리 터커(30)가 물건을 구입한 뒤 계산을 하려 하자 계산대 직원 윌리스가 “마스크를 올려 쓰라”고 요청했고, 터커는 이를 거절하고 물건을 놓은 채 바깥으로 나갔다가 권총을 들고 다시 돌아와 윌리스에게 총격을 가했다.

총격이 발생하자 당시 마켓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던 보안요원이 용의자와 총격전을 주고 받은 끝에 둘 다 부상을 당했다. 총상을 입은 3명은 인근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으나 캐시어 윌리스는 결국 숨졌고 총격 용의자 터커와 30년 경력의 경찰관 출신 보안요원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멜로디 매독스 디캡카운티 셰리프국장은 총격이 발생하자 보안요원이자 셰리프국 요원이 즉각 개입해 총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훈련받은 대로 행동한 것이며, 30년 경력의 법 집행관이 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방탄조끼를 입었던 보안요원은 두 차례 피격됐으나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재 안정적인 상태라고 셰리프국은 전했다.

김 전 회장의 아들로 수퍼마켓 대표를 맡고 있는 레이 김씨는 총에 맞아 사망한 캐시어는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직원이었다며 “단지 고객에게 마스크를 제대로 올려 쓰라고 요청했을 뿐인데 총격을 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총격범 빅터 터커는 지난 10여 년간 음주운전에서부터 가정폭력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범죄 기록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폭력, 아동학대, 공무집행방해, 정신감정, 부모학습 이수, 중범 테러위협, 분노조절 치료 등의 기소 및 판결 기록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매독스 국장은 총격범에게는 살인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 김백규 전 회장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10년 이상 오래 근무한 성실한 직원을 잃게 돼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며 “농담도 많이 할 정도로 아끼는 직원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요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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