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안쓸래’ 여객기 승객 난동 급증···승무원 85%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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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난동 사건 올해 3천600건 신고···4분의 3이 마스크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항공기 방역 규정 중 하나인 마스크 착용에 불만을 품고 거칠게 항의하는 승객들이 늘고 있다.

일부 승객은 불만을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난동’ 수준의 행패를 부려 승무원들이 고충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29일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승무원 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14일까지 승무원 5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한 번 이상 난폭한 승객을 상대한 적 있다고 대답한 승무원은 85%에 달했다.

또 승객이 다른 승객이나 승무원에게 물리적 폭행을 가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답한 승무원도 전체 17%로 조사됐다.

승무원 노조들은 항공기에서 난동을 부리는 승객들에 대해 형사 고발 등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 알래스카 항공, 스피릿 항공과 일부 소형 항공사의 승무원을 대변하는 노조 관계자는 “어떤 승무원은 욕을 먹거나 고함을 들어야 했다”면서 “또 일부는 비행이 끝난 후 공항까지 따라온 승객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라 넬슨 미 승무원 노조 위원장은 AP와 인터뷰에서 항공사들은 마스크 착용 규정을 어긴 수천 명의 승객의 탑승을 금지하고, 연방 항공국 역시 수십 명의 승객에게 벌금을 부과할 것을 권고한 것에 대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더 많은 승객이 형사 고발을 당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넬슨 위원장은 “사람들이 항공기에서 저지른 행동으로 감옥에 가게 되는 것을 알게 되면 갑자기 술이 깨는 것을 보게 된다”며 “우리는 술에서 좀 깨야 한다”고 꼬집었다.

몇몇 항공기 난동 사건은 형사 고발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AP는 전했다.

실제 지난 5월 샌디에이고에서 젊은 여성 승객이 사우스웨스트 항공 승무원의 얼굴을 때리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촬영돼 해당 승객이 중범죄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이런 사건들은 보통 지방검찰이 기소하고, 연방 항공국은 형사 고발을 할 권한이 없다.

연방 항공국은 이번 주 미국 항공사들이 3천600건 이상의 승객 난동 사건을 신고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4분의 3은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논쟁으로 발생했다고 연방 항공국은 전했다.

연방 항공국은 올해 600건의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9년과 2020년과 비교해 두 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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