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던 ‘오바마 기념관’, 다음주 시카고 잭슨파크서 첫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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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기념관 예상도<오바마 재단 웹사이트>

예정보다 4년 이상 늦은 착공식

숱한 논란 속에 좌초 위기에까지 몰렸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기념관 건립 공사가 본궤도에 오른다.

오바마 재단은 2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카고 남부 잭슨파크에 건립될 오바마 대통령 기념관(오바마 센터) 착공식을 오는 27일과 28일 양일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부부는 28일 잭슨파크에서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59·민주),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56·민주) 등과 함께 ‘첫 삽’을 뜰 예정이다.

오바마는 착공식 발표 포스팅에 첨부된 동영상에서 “시카고는 내가 공공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곳이자 미셸과 만나 결혼하고 가정을 꾸린 곳”이라면서 “시카고에 오바마 센터를 지을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1997년 일리노이 주의회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2004년 일리노이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며 중앙정치 무대에 진출한 지 4년 만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바마는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5년, 시카고 남부 미시간호변의 잭슨파크를 기념관 부지로 선택·공표했다.

‘시카고 남부의 오아시스’로 불리는 시민공원 잭슨파크는 19세기의 전설적인 조경가 프레더릭 로 옴스테드와 칼베르트 보의 설계로 조성돼 1873년 문을 열었다.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가 열렸고 1974년 국립사적지로 등재됐다.

오바마 센터는 애초 2017년 착공해 2020년, 늦어도 2021년에는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국립사적지 보존법 및 환경법 위반 논란, 시민단체의 소송, 지역사회와의 갈등, 연방정부의 환경영향 평가 등에 제동이 걸려 좌초 위기까지 갔었다.

시민단체는 미시간호변의 개발제한 구역이자 국립사적지로 지정된 잭슨파크 땅을 시카고시가 ‘오바마 재단’에 무상으로 내주고 대규모 개발을 허용한 데 반발해 소송전을 벌였다.

또 오바마 재단이 대통령 기념관 전례를 깨고 오바마 센터를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시스템에 속하지 않은 개인시설로 지어 독자적으로 관리·운영하기로 한 점, 시카고 시의회 승인 후 설계안을 재변경한 점 등도 문제가 됐다.

이밖에 “개발과정에서 주민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해달라”며 오바마 측에 ‘지역혜택협약'(CPC) 서명을 요구한 주민들의 요청이 거부돼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연방 도로청(FHA) 주도의 환경영향평가가 2017년부터 4년간 계속되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틀 만에 승인이 떨어졌고, 오바마 재단은 예정보다 4년 이상 늦은 지난달 16일 잭슨파크 내 기존 시설 해체 작업과 함께 건립 공사에 착수했다.

같은 날 시민단체 연합이 “오바마 재단이 불법적인 수단으로 환경영향평가를 비켜갔다”며 연방 대법원에 공사 중단 명령을 요구하는 긴급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기각됐다.

하지만 이들 시민단체는 “잭슨파크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보는 것을 막겠다”며 법적 싸움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오바마 재단은 오바마 센터 건립 및 첫해 운영에 필요한 예산이 8억3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재단이 공개한 100만 달러 이상 기부자 명단에는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열린사회재단(OSF), 보잉, 포드, 나이키, 빌 게이츠, 마이클 조던, 오프라 윈프리 등 재단·대기업·개인 122명이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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