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맹세를 하였기에 Once in O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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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삶은 많은 약속 서약 조약 또는 맹세로 이루어져 있다. 결혼. 시민권. 입사, 융자, 교회 생활에서 집사 권사 장로 목사가 될 때에도 서약을 한다. 서약은 편리가 아니라 삶을 걸고 한다. 전쟁을 하다가 휴전 협정을 하는 경우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전쟁을 계속하는 것이다. 우방으로 동맹 협정을 하면 서로를 방위하게 되고 한국 전쟁에 참여했던 미국 군인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오래전 목회자 세미나에서 어느 미국 목사가 울고 있어 무슨 일인가 하였더니 그가 목사로 안수 받을 때, 교회에 부임할 때 한 서약을 지키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내게 큰 충격이었다. 그 때 나는 그 약속 내용을 기억하지도 못하였다. 확인하니 서약에는 하나님, 자신, 교회와 사회와의 관계가 있다. 개 교회만 아니라 전체 교회의 일치 순결 평화, 사회의 정의를 위하여 일한다는 것이 포함된다. 결혼 서약은 평생을 함께 산다는 것이다. 내가 또 충격을 받은 때가 있다. 딸 하나가 나에게 “아빠는 내가 공부 잘 하면 자전거를 사준다고 했으니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가난한 목사로서 사줄 형편도 되지 못하였지만 그 약속을 또한 잊고 있었던 것이다. 교인을 위하여 기도하겠다고 하고는 기도 목록에 넣지 않으면 잊어버릴 때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회사와의 약속 불이행은 퇴사의 조건이 되고 대통령의 국익 수호 취임 선서를 어기면 탄핵의 이유가 된다.

 

성경은 전체가 신구약 약속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그 이름을 높이고 많은 자녀와 복을 주어 세상을 복 받게 하겠다고 하며 살던 부모 집을 떠나라 하신다. 아브라함이 순종하여 떠나 어디로 갈지도 모르다가 가나안 땅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그 땅을 그와 자손에게 주겠다고 하신다. 하나님은 자기가 생명의 주요 전능하신 분임을 알리고 아브라함은 그의 약속을 믿고 따랐다. 때가 되어 아브라함의 후손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취하고자 전진할 때 원주민의 저항을 만나고 전쟁하며 승리를 반복한다. 어떤 사신들이 멀리서 왔다며 종이 되겠다고 평화 조약을 제안하자 지도자 여호수아는 하나님께 맹세하고 조약을 맺었다. 그들은 가나안의 큰 종족 기브온으로 여호수아를 속인 것이다. 가나안의 다른 종족들이 연합하여 배신한 기브온을 공격하자 여호수아는 맹세로 인하여 그들을 구원하려고 연합군과 전쟁하였다. 하나님은 해와 달을 머물게 하고 우박을 내리며 그들을 정복하도록 도왔다. 기브온은 맹세로 인해 이스라엘과 하나의 공동체가 되었기에 이스라엘은 그들을 위해 싸우고 하나님이 함께 하셨던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만 아니라 모든 사람을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고자 아들 예수를 보내시고 그를 믿는 자는 누구든지 구원한다고 약속하신다. 누구나 예수를 믿고 세례 받으며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서약을 하면 하나님의 공동체 교회의 일원이 되고 하나님은 아들의 이름으로 성령을 보내시어 그 자녀를 지키기에 악한 자가 그를 만지지도 못하도록 하신다 (요일5:18). 내가 열 두 살에 집을 떠나 도시로 유학할 때 “내가 너와 함께 하여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리라” (창28:15) 하시는 하나님의 야곱과의 약속을 나와의 약속으로 받아드렸더니 하나님은 신실하게 어디서나 나를 지키시고 인도하심을 지금까지 경험하고 있다. 하나님은 약속에 신실하신데 그를 믿는 나는 어떠한가를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