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밀수’ 조현아•이명희 모녀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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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이명희(왼쪽)•조현아 모녀.

대한항공 여객기와 소속 직원을 동원해 해외에서 구매한 명품 등을 밀수입한 혐의로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모친인 이명희(70) 일우재단 이사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혐의를 받은 조 전 부사장의 동생 조현민(36) 대한항공 전 전무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인천지검 외사부(김도형 부장검사)는 1일 관세법 위반 혐의로 조 전 부사장과 이 이사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양벌규정을 적용해 대한항공 법인도 기소했으며 조 전 부사장 모녀의 밀수 범죄에 가담한 대한항공 직원 2명도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겼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직원들은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한 명품 의류와 가방 등 시가 8천9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205차례 대한항공 여객기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이사장도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대한항공 해외지사를 통해 도자기·장식용품·과일 등 3천7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여객기로 밀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4년 1∼7월 해외에서 자신이 직접 구매한 3천500여만원 상당의 소파와 선반 등을 마치 대한항공이 수입한 것처럼 허위로 세관 당국에 신고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그러나 조 전 부사장 모녀와 함께 세관 당국에 입건돼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조 전 전무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했다. 조 전 전무는 1,800여만원 상당의 반지와 팔찌를 밀수입한 혐의를 받았으나 검찰 조사 결과 해당 물품을 해외에서 산 사실이 없었으며 국내로 반입한 적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인천본부세관으로부터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입 사건을 송치받아 보강 수사를 벌였다. 세관 당국은 지난해 4월부터 언론을 통해 밀수 의혹이 제기되자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수사를 벌였다. 세관 당국은 수사 과정에서 수입신고 실적이 없는 신용카드 구매 내역을 집중적으로 조사했고, 총수 일가가 자신들의 편익을 위해 대한항공 여객기와 직원 등을 밀수입 범죄에 동원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과 이 이사장이 고급 가구와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자택 신축공사에 사용할 원목 마루 등을 수입하면서 1억여원의 운임과 세금을 대한항공이 부담하게 한 업무상 배임 의혹도 조사했으나 모두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인천세관 조사 때 혐의에 포함된 밀수입과 수입물품 허위 신고 혐의 가운데 일부도 공소 시효가 끝나 공소권 없음 처분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 등 세 모녀를 소환해 10∼12시간씩 추가 조사를 했다”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세관도 밀수입 혐의가 없는 것으로 송치했고 해외에서 구입한 물품이 국내로 반입된 증거가 없어 따로 소환 조사를 하지 않고 불기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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