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이자율 사상 최초 ‘3% 벽’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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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최초로 3% 이하로 떨어지면서 자금 확보에 나선 주택 구매자들이 증가해 주택 시장의 조기 회복에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LA타임스]

30년 고정 이번 주 들어 2.98까지 떨어져
대출 신청 러시···주택시장 회복에 훈풍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고정 금리가 3% 밑으로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사상 최저치의 모기지 이자율로 대출 신청이 급증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의 ‘회복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 회복세가 불투명하지만 적어도 주택 시장은 비용 부담이 줄어든 주택 구매자들이 시장으로 몰리면서 회복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6일 CNN과 월스트리저널(WSJ) 등 주요 매체들은 국책 모기지 기관 프레디맥을 인용해 30년 만기 모기지 평균 고정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3% 밑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3.03%를 기록했던 30년 만기 모기기 평균 고정 금리는 이번 주 들어 1971년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2.98%를 기록했다. 15년 만기 모기지 평균 고정 금리도 3% 아래로 떨어졌다. 16일 현재 2.48%를 기록해 30년 모기기 고정 금리와 함께 동반 하락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모기지 고정 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3월 이후 모기지 고정 금리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주택 구매 수요자들의 대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주 현재 전체 모기지 대출 증가율은 전주 대비 5.1% 증가했다.
재융자 신청 건수도 늘어 전주 대비 12%나 증가했고 1년 전과 비교해 107%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모기지 금리로 첫 주택 구입에 나서는 구매자들과 재융자를 통해 투자 여력이 생긴 구매자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저금리 모기지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판매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모기지나 재융자 대출로 자금을 확보한 구매 수요가 저변에 깔려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한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는 “100만달러 이하의 주택 매물은 구매 경쟁이 심해 매물로 나오는 즉시 매매가 성사되고 있다”며 “속된 말로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모기지 금리 하락 속에 주택 경기도 살아나면서 주택건축업자들의 자신감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주택건축업자들의 시장 전망을 나타내는 전국주택건축협회(NAHB)의 주택 시장 지수는 6월 58에서 7월 72로 상승했다. 시장전망치 60을 크게 웃도는 급등세로 3월과 같은 수준이다. 또 다른 한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낮은 (모기지) 금리 역시 수요를 부추기고 있어 주택 시장이 전반적인 경제 회복 속도를 앞지르는 성장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주택 시장에도 복병은 있다. 바로 매물 부족이다. 지난주 주택 구매자의 구매 수요가 6% 정도 줄어든 것도 구매력 자체의 감소 때문이 아니라 물량 부족에 따른 주택 가격 상승이 그 원인이다.

주택의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지면 치솟는 높은 주택 가격이 주택 시장의 조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좀처럼 줄지 않는 실업 상황도 주택 시장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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