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70대 총수···젊은피가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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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 회장 임기 남았지만“디지털 혁신 리더십 필요”용퇴
동생 허태수 새 그룹 회장으로 추대…재계 세대교체 마무리 단계
오너 3·4세 CEO들 잇따라 약진

재계 8위 GS그룹의 허창수(71·사진) 회장이 3일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허태수(62) GS홈쇼핑 부회장이 새 그룹 회장으로 추대됐다. 그 동안 재계를 이끌던 70대 총수들이 대부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40,50대 총수들이 전면에 나서게 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젊은 총수로의 ‘세대 교체’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허창수 회장은 이날 GS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임기가 2년 남았지만 디지털 혁신을 이끌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용퇴를 결정했다는 게 GS 측의 설명이다. 허 회장은 “지금은 글로벌 감각과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리더와 함께 빠르게 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하고 도전해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허 회장은 2004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GS그룹의 초대 회장에 취임해 15년 간 그룹을 이끌어왔다. 출범 당시 매출액 23조원, 자산 18조원, 계열사 15개였던 GS그룹은 2018년 기준 매출액 68조원, 자산 63조원, 계열사 64개로 성장했다. 허 회장은 내년부터 GS 명예회장과 GS건설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만 활동한다. GS그룹의 새 총수로 추대된 막내 동생 허태수(62) GS홈쇼핑 부회장이 소신 있게 활동할 수 있도록 GS 이사회 의장직도 내려놓는다.
허 회장의 용퇴와 오너 3ㆍ4세 최고경영자(CEO)의 약진으로 재계의 세대교체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이미 4대 그룹은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49)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59) SK 회장, 구광모(41) LG 회장 등 젊은 총수들이 이끌고 있다. 한진그룹 3세인 조원태(44) 회장은 선친 고(故)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경영권 승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한화그룹 역시 지난 2일 인사에서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6)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사장은 내년 1월 출범할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의 합병법인 ‘한화솔루션’의 전략부문장을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다.
이날 GS그룹 인사에서도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이자 오너 4세인 허윤홍(40) GS건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한 허세홍(50) GS칼텍스 대표와 함께 GS의 ‘4세 경영 시대’를 이끌게 됐다. GS그룹의 신임 회장으로 추대된 허태수 회장은 고 허만정 GS 창업주의 3남인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5남이자 허창수 회장의 동생이다. 허 신임 회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GS홈쇼핑 전략기획부문장(상무)을 시작으로 2007년 GS홈쇼핑 사장, 2015년 GS홈쇼핑 부회장까지 맡으며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2006년 연간 취급액 1조8,946억원, 당기순익 512억원이던 GS홈쇼핑은 지난해 취급액 4조2,480억원, 당기순익 1,206억원을 기록했다. TV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를 다각화해야 한다고 판단해 모바일 커머스(휴대폰을 이용한 전자상거래)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효과가 컸다. GS홈쇼핑 모바일 취급액은 2014년 7,300억원에서 지난해 2조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GS그룹 관계자는 “허태수 회장은 내수 산업에 머물던 홈쇼핑의 해외 진출과 모바일 쇼핑 사업 확장을 잇따라 성공시켜 일찍부터 그룹을 이끌 차세대 리더로 꼽혔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악화 속에서 실적을 낸 CEO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임병용 GS건설 사장과 ‘GS25’를 편의점 업계 매출 1위로 키운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이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GS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홍순기 사장이 ㈜GS 대표이사로 선임됐다.<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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